[중도시평]충청권의 도전과 응전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시평]충청권의 도전과 응전

  • 승인 2004-12-29 00:00
  • 최정규 편집국 부국장최정규 편집국 부국장
▲   최정규        편집국 부국장
▲ 최정규 편집국 부국장
또 한해가 저문다. 매번 그렇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송년회,망년회로 숨 가쁘다. 충청권도 예외는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갑신년이 저물고 있다. 그것도 울분, 한, 배신,빚더미,절망이라는 아픔을 품고 말이다.

묻고 답할 필요도 없다. 그야말로 충청인들에게 2004년은 정말 떠올리기 싶지 않은 해다. 잊을 수 있다면, 아니 기억의 편린을 뽑아낼 수 만 있다면 송두리째 지워버리고 싶다. 그래서 충청인들이 보내는 이 해는 송년이 아닌 망년임을 주저하지 않는다. 되도록 이면 빨리 2004년을 역사의 뒤안에 묶어두고 희망찬 새해를 맞고 싶을 뿐이다.

갑신년을 맞은 연초만해도 충청권은 환희, 비전, 밝은 미래, 희망 등 장밋빛 수사로 가득했다. 1년여 전으로 되돌아가 본보 1면을 보면 더욱 감회가 새롭다. 그 내용은 대략 이렇다. ‘충청권의 새시대가 시작됐다. 본보는 이를 금강시대의 도래요, 중도(中都)시대의 개막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물론 그 중핵에는 신행정수도가 들어설 충청권과 충청인들이 우뚝 서 있다.’고 쓰고 있다. 그러면서 ‘충청인들은 한반도 새역사 창조의 주인공 답게 마음자세를 가다듭자’고 피력하고 있다. 이는 비단 본보만의 주장이 아니다. 다른 지방신문과 방송들도 기획기사, 칼럼, 연재 시리즈를 통해 ‘국가의 천년대계가 충청권에 달려 있다’고 선언했다. 어디 언론사 뿐이랴. 충남도를 비롯한 충청권의 3개 시·도, 시·군·구도 새해설계나 신년사를 통해 ‘신행정수도시대를 제대로 맞이하자’고 다짐하고 나섰다.

이같은 분위기는 8월 11일 신행정수도의 입지가 연기·공주지역으로 확정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모두가 잘사는 나라 ‘금강의 기적’이 현실로 라는 구호아래 연기·공주에 ‘꿈의 도시’를 만들자고 목청을 북돋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를 원치 않는 관습의 저주인가. 충청인의 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아닌 밤의 홍두깨지. 헌법재판소는 10월 21일 신행정수도 특별법을 위헌으로 결정, 충청권의 염원을 일장춘몽으로 몰고갔다. 그것도 생뚱맞게 관습헌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발목을 잡았다.

그 이후의 상황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일순간에 충청권은 ‘절망’이라는 흑사병에 감염됐고 허탈이라는 수렁에 빠져들었다. 그것도 잠시, 절망은 분노로 바뀌었고 그 분노는 충청권을 뛰어넘어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하루가 멀다하고 규탄대회와 궐기대회가 이어졌고 그때마다 정부와 정치권, 헌판재판소, 그리고 일부 중앙언론에 대한 피토하는 성토가 이어졌다. 위헌판결로 거품이 된 신행정수도 건설은 국가 천년대계로 중단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주된 목소리다.

이틀 있으면 을유년 새해가 밝는다. 때맞춰 정부는 지난 27일 신행정수도 대안으로 ‘행정특별시’,‘행정중심도시’ 등 2개안을 유력안으로 ‘교육과학연구도시’를 보통안으로 국회에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가 충청인들이 바라는 신행정수도의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 이미 바이블 같은 이야기 지만 신행정수도 건설이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을 해소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에 있다면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

그 길만이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데다 끝없이 추락한 충청권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유사이래 한마음으로 결집된 충청도는 이제 ‘멍청도’, ‘핫바지’라는 오명을 관습이라는 갑옷에 넣어 박물관에 영원이 보관할 참이다. 내년초에 가름마될 신행정수도 대안에 충청권의 몰입된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위기는 기회로 다가오고 도전에 대한 응전은 충청권에 던져진 을유년의 화두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