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빨리 유럽의 문물을 받아 들이기도 한 이곳의 또하나의 명물은 바로 푸치니의 나비부인이 아닌가 한다. 나비부인은 1887년 경의 나가사키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집을 무대로 미국의 해군장교 핑커톤과 일본인 여성 나비부인의 결혼부터 그녀의 비극적인 자살까지를 엮은 오페라이다.
근래에 들어와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뮤지컬과 오페라 작품들이 거의 완벽한 무대와 세계적인 배우가 대거 출연하는 좋은 작품들이 공연되어 풍성한 한해를 장식하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주머니 사정이 힘들기도 했던 올해를 돌이켜 보면 사치같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문화사업이라는 것이 그시대의 흐름을 좌우하는 한나라의 단면을 보게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문화사절단은 꼭 국가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개개인에 의한 활동방법이 큰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요즈음 한류열풍을 통한 홍보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볼수 있다. 급한 물살을 타고 우리문화에 열광하는 일본인들의 반응을 보면 참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서로의 문화에 공감해주는 진실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기조차 한다.
푸치니하면 그의 3대 오페라인 라보엠, 토스카 그리고 근래들어 부쩍 인기를 더하고 있는 나비부인을 들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태리 국립오페라단이 내한하여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도 했다. 화려한 백만송이의 꽃향기가 무대를 둘러 싸 객석으로 번져 나가도록 애정을 갖고 만들어 놓은 이벤트는 참으로 감동을 주는 그 자체였다. 나비부인은 그녀의 깊고 진정한 사랑 핑커톤이 나타나기만을 주시하다가 조명이 꺼져가는 어두운 무대아래 점점 잠이 들기 시작할 때 그녀의 주위에서 들려오는 허밍코러스가 더욱더 애잔한 마음을 갖게하는데….
오페라의 새로운 시도 즉 동양을 그리고 동양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나비부인의 첫공연이 끝났을때 숱한 비난을 받으며 제작진은 커다란 실의에 빠지기도 하였으나 훗날 분명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정열을 쏟아 부은 후 오늘날 과연 전세계의 오페라극장을 석권하면서 영원한 레퍼토리로 남아 100주년이라는 세월을 넘나들고 있다. 불경기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 우리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가족들. 경제와 개혁, 즉 희망과 새로운 시도속에서 신념을 가지고 참고 견디어 나간다면 어젠간 따뜻한 보이지 않은 손의 도움을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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