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이름값 나잇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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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이름값 나잇값

  • 승인 2004-12-25 02:47
  • 이용우 유성장로교회 목사이용우 유성장로교회 목사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준다. 어떤 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름을 지어 놨다가 아이가 출생하면 성에 관계없이 그 이름을 쓴다. 이름을 잘 지어주면 잘된다는 관념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 작명 철학관을 찾는 이가 많다. 이름을 짓는 데는 종교적, 철학적, 문화적 의미를 부여하여 작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느 나라든지 그 사회의 문화적 환경에 따라 이름을 지어주는 경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자(漢字)의 의미를 풀이하여 작명하는 사례가 가장 많고, 불교 역사가 오래됨에 따라 불교 교의에 따른 이름도 많으며 또한 이조시대는 유교문화가 발달함으로써 유교식 이름도 많다. 요즘에는 순수한 우리말 이름을 선호하여 샛별 은별 슬기 단비 보람 등 우리말 이름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을 갖고 평생을 산다. 그리고 장성하면 사회에 진출하게 되고 자기 전공에 따라 직장을 얻는다.

거기서 연륜이 쌓이면 직급을 얻으며 그로인하여 직함이 주어진다. 사장님 부장님 장관님 의원님 등 직책에 따른 이름을 갖는다. 고위직함을 얻을 때가 되면 나이도 들어 장년기에 접어든다. 이쯤 되면 이름값 나이 값을 할 수 있어야한다. “사람이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언행의 책임을 질 수 있어야한다”는 말이 있다. 나잇값을 하라는 말이다.
인간의 언어행동은 그의 인격을 표출하는 수단이 된다. 사람이 ‘답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사람답게 국회의원답게 장관답게 선생님답게 종교인답게, 답게말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나 멱살잡이 할 일도 없을 것이다.

정치 지도자나 국회의원 장관 등 유명 인사들의 생각 없이 뱉어버린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을 가져오며 얼마나 큰 혼란을 야기하는가 말이다. 이름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이름을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름을 잘 지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잘살고 못사는 것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본다. 정치인이든 종교인이든 인정받고 존경받는 것은 다운행동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타인에게 질타를 받는 사람은 너나할 것 없이 답게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옛날 마케도니아 왕 알렉산더가 병사의 막사를 순시하다가 막사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곧 자신을 비방하는 말을 듣고 대단히 노한 나머지 그 병사를 불러 호통을 쳤다. 사실을 알고 보니 자신과 이름이 같은 졸병이 있는데 그가 행실이 불량하여 동료 병사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어있었다. 그 병사의 불량한 행동은 대왕의 명예에 누가되었던 것이다. 그날도 술에 만취해 주정을 부리다가 끌려왔다. 병사는 대왕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었다. 알렉산더가 물었다. “네 이름이 알렉산더인가? 그렇습니다.” 떨면서 대답하는 병사를 향해 대왕이 명령했다. “둘 중 하나를 결정하라. 이름을 바꾸든지 아니면 당장 행실을 바꿔라.”

오늘날 이름값 나잇값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를 바꿔야한다. 이름을 바꾸든지 행실을 바꾸든지 해야 한다. 이름을 바꾸기보다는 행실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기독교인을 성도라고 한다. 거룩한 백성(무리)이란 뜻이다. 교회 안에는 직함도 있다. 목사 장로 집사 등. 그들이 답게 살지 못할 때, 그 행동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교회의 신성성을 추락시킨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우리 모두 행동을 바꾸자. 종교인이든 정치인이든 누구든지 지나온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자신을 반성하고 새 마음 새 결단으로 새해를 맞이하자. 다가오는 새해에는 나 자신부터 이름값 나잇값 좀 하며 답게 살아보자. 주어진 소임을 다하면서 행실의 변화를 일으키자. 변화하는 자에게 밝은 내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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