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칼럼]또 한 해를 보내며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상아탑칼럼]또 한 해를 보내며

  • 승인 2004-12-22 00:00
  • 이정자 배재대 예술대학장이정자 배재대 예술대학장
또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벌써 수십 년째 맞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매년 한 해를 접을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 있다. 올해는 어떻게 지냈는가? 지나온 일년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버릇은 아닐 것이다.

모든 이들이 한 해를 보내면서 뇌뢰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일 것이다. 갑신년 2004년을 되돌아 보건대, 역시 다사다난이란 문구외에 더 이상 적확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조금 있으면 많은 언론들이 앞다퉈 올해의 국·내외 10대 뉴스로 한 해를 정리할 것이다. 각 언론사에서 정리해 발표하는 종합 10대 뉴스와 분야별 10대 뉴스는 지난 1년을 최종 마무리 하는 잣대가 되곤 한다.
언론이 정리하기 전에 필자의 중심에서 올 한해를 되짚어 보고 싶다.

먼저 정치권에서 벌어진 사건을 짚어보자. 헌재의 탄핵정국과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로 촉발된 관습헌법이 한동안 나라를 뒤숭숭하게 만들더니, 때 아닌 색깔논쟁으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사회면을 장식한 각종 뉴스도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새삼스런 병역비리가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이 과정에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병명인 ‘사구체 신염’이 히트 아닌 히트가 됐다. 병역비리가 터지기 전에는 이 병명을 알고 있었던 국민들은 과연 얼마나 됐을까? 성매매 특별법 또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기세등등하게 출발했던 당시와 작금의 분위기를 비교해 본다면 체감의 바로미터가 변하고 있음을 누구든지 실감할 것이다.

막판에 불어 닥친 수능시험 부정사건은 우리 기성세대들을 아연케 하고도 남았다. 휴대폰 하면 걸고 받기만 할 줄 하는 우리 세대와는 다른 e-세대와의 이질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했다.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무고한 21명의 생명을 무참히 빼앗은 유영철 사건은 우리를 다시 한번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했다.

더욱이 장기적인 내수 경기침체는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청년실업과 대졸자 취업난은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안타까운 일이다. 한창 일하는 맛에 푹빠져야 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현실은 정말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래도 한편으로 이처럼 우울한 일만 있었던 2004년만은 아니었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복제’ 성공은 전 세계 올해의 획기적인 연구 성과에서 3위로 선정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인정받은 쾌거였다. 또 세계에서 4번째로 시속 350km를 넘어서는 한국형 고속철 제작과 마의 100인치 벽을 깬 102인치 PDP 개발은 움츠렸던 우리의 어깨를 펴게 했다.

더욱 더 이어가야 할 과제도 있다. 중국에서 촉발된 한류열풍이 일본에서 방영된 겨울연가에 힘입어 ‘욘사마’ 열풍으로 이어져 한·일간 관계정립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촉발된 재정립 운동은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 것들은 반짝 이슈로 끝내지 말고 국가·사회적 지원과 하나됨으로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갑신년이 가고 을유년이 오고 있다. 다가오는 닭띠 해에는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우렁찬 목청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던 일들은 단번에 떨쳐버려 즐거움과 희망만이 함께 하길 기원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