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렇게 낭만적인 모습 이면에는 외부 환경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생명체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생물체는 생명을 유지하려고 항상 긴장하며 산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 식물, 미생물 등 모든 생명체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사시사철 바뀌는 환경 그 자체가 우리 생명체에게는 스트레스다.
그러나 세포에는 이러한 외부 자극에 대응하여 세포자신을 지키려는 방어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피부세포는 온도를 감지해 추위와 더위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한다. 자외선을 쬐면 세포는 자외선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려고 애쓴다.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것도 나무가 외기로부터의 스트레스를 덜 받아 추운 겨울을 이기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생명체에는 외부 환경에 대한 대응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사람의 경우, 이런 환경적인 스트레스보다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다. 학생들은 각종 시험으로 인해 심적인 부담이 크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을 생각할 때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한창 원기 왕성한 나이에 딱딱하고 비좁은 교실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한다. 3년을 잘 견디고 좋은 성적을 얻은 사람들만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니 참으로 힘든 삶이다. 대학에 들어갔다고 그의 삶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요즈음 안정된 직장을 얻기는 바늘구멍 통과처럼 어렵고 힘들다. 좋은 직장을 가졌다고 편안한 것도 아니다. 그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우리의 인생도 저물어가 속된 말로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는 말이 실감나게 되고,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시기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달리 생각하면 참으로 멋진 삶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시각각 짓누르는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그렇게 허무하지만은 않을듯하다. 기왕에 오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한 단풍을 만들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에 생기를 불어주는 나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스트레스를 잘 다스려 주변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환한 세상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올해도 저물어가고 있다. 며칠 남지 않은 한 겨울이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아직도 낮에는 따스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참으로 다행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언제 삭풍이 몰아치고 추위가 들어 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때 너무 많이 가지려고 욕심 부리지 말고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는 마음이 절실하다.
식물이 자신의 소중한 나뭇잎을 떨구듯, 우리가 지닌 것을 일부나마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생이 헛되고 헛되다고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생각의 전환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을 아름답고 즐겁게 가꾸자. 이길 만이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오래 오래 장수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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