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중국을 공부하려는 학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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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중국을 공부하려는 학생에게

  • 승인 2004-12-20 00:00
  • 최의현 청운대 중국학과 교수최의현 청운대 중국학과 교수
지난주 대입수학능력시험의 결과가 발표되고, 이번 주부터는 각 대학의 정시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이번 수능은 시험 보는 날부터 부정행위 사건으로 요동을 치더니 시험결과가 발표되고 나서는 ‘표준점수 제도’로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러한 혼란스러움으로 자칫 수험생들이 대학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지 못할까 걱정도 되지만, 모두들 슬기롭게 자신의 적성에 맞춰 미래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 한국을 이야기할 때 ‘중국’은 떼어낼 수 없는 변수가 되었다.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제외하고는 국가경제를 논할 수 없으며, 6자회담이나 탈북자 문제에서 보듯이 중국은 한반도의 정치적 안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를 생각하면 양국간 사회문화적 교류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중국을 공부하려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중국을 전공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국어학과나 중국학과처럼 말을 먼저 배우고, 그 다음 필요한 지식, 예를 들면 경제나 정치관련 과목을 배우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경제관련 학과에서 기초 이론을 배운 다음 중국어를 학습하는 경우이다. 우리 지역의 대부분 대학에 설립된 중국전공 학과를 살펴보면 대부분 이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어느 시스템이 좋은가 하는 것은 개개인의 적성에 관련된 문제이며, 양 쪽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학생활을 유용하게 하면 중국어와 경제 모두 잘 배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중국을 전공으로 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중국어 할 줄 알면 취직하기 쉬울 것’이라고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아마 현 입시생들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중국을 전공하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 ‘한국어’ 할 줄 안다고 기업에서 받아주지 않듯이 중국어 좀 할 줄 안다고 중국 관련 기업에 취직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오산이다.

한국회사에 취직하는 사람들은 한국어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잘하는 무엇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 논리로 중국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나아가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어는 기본이고 그 분야를 잘 알아야 한다. 여러분이 중국어 하나만으로 승부를 거는 순간 중국에서 한 평생을 살고 있는 비슷한 또래인 수십만의 중국동포가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

요즘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나 한국의 무역회사는 중국전공 인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그러나 한국 대학의 중국전공 졸업생의 취업률은 다른 학과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수요는 많은데 쓸만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요즘 우리나라 기업은 평범한 사원보다는 능력 있는 인재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중국에 진출한 기업체는 아쉬운 대로 한국인대신 중국동포를 고용할 수도 있다. 중국투자 기업은 리더십과 적극성을 지닌 중간간부급 또는 그러한 잠재력을 갖춘 신입사원을 원하며, 한국의 무역회사는 사장이 중국어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국담당 업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을 뽑으려 한다. 좀 더 전략적으로 이야기하면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공대출신이면 요즘 취업시장의 분위기에서는 거의 스카우트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4년은 고등학교 3년보다 조금은 긴 시간이지만, 일단 대학문턱에 들어오면 눈 깜짝할 순간에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은 학문을 추구하는 곳인 동시에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4년 뒤 자신의 모습을 전망해 보며 진로를 선택하기 바란다. ‘중국’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중국 전공자를 필요로 하는 사회의 수요도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국’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 비즈니스의 첨병(尖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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