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나의 기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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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나의 기쁨은?

  • 승인 2004-12-18 00:00
  • 홍광철 천주교 대전교구 신부홍광철 천주교 대전교구 신부
어느 날,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세례자 요한에게 와서 불평을 했습니다.

“스승님! 스승님께 세례를 받은 그분이 이제 세례를 베풀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로 가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따르는 스승보다 더 인기 있는 사람이 나타나자 제자들이 뭔가 대책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요한은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러 오신 분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너무도 잘 알았습니다.

요한에게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기쁨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제자들에게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더욱 작아져야 합니다” 라고 말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참조: 요한복음 25-30).

그러던 중에 세례자 요한은 동생의 아내였던 헤로디아와 살고 있는 헤로데에게 “당신의 행동은 있을 수 없는 악행입니다”라고 직언을 했다가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감옥에서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님께로 보냅니다. 자신의 말을 믿지 못했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나서 믿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자들을 보냈던 것입니다.

요한의 제자들은 스승께서 일러주신 대로 예수님께로 가서 물었습니다.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마태오복음 11,3).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은 바로 ‘메시아’를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내가 바로 메시아요”라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신 일들, 요한의 제자들도 본 것을 말씀해 주십니다.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알고 있었던 그들이니 “아! 저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시구나!”하고 깨달았을 것입니다.
요한의 제자들에게는 걸림돌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이 자신들의 스승인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는 것. 그래서 예수님이 스승보다 못하다는 생각. 이런 자신들의 생각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한의 제자들은 메시아가 오시면 일어날 일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예언의 말씀이 실현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그들도 스승 세례자 요한처럼 예수님이 더욱 커지시고 자신들은 더욱 작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의 기쁨이 “사람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던 것처럼 그들의 기쁨도 “스스로가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고 다른 이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성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성탄을 기뻐하는 이유는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성탄에 예수님의 길을 준비한 세례자 요한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서 내 기쁨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그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내가 성탄을 기뻐하면서도 예수님을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 요한의 제자들이 자신들의 좁은 생각에 사로잡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처럼, 나 또한 나의 좁은 마음이 예수님을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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