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문인들.문장구조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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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문인들.문장구조도 몰라

도한호씨 부실한 한국 등단제도 꼬집어

  • 승인 2004-12-18 00:00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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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시인 김남조 글. 고은 신작시 소개


시와 정신 겨울호



한 문학지가 연간 약 100여명 이상의 문인을 배출해내고는 있지만 이들 문인 중 상당수가 우리 말의 문장 구조는 물론 단락 구분조차 모르고 있는 등 문학계가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 성장은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시와 정신 겨울호에서 도한호 침례신학대 총장은 ‘문학 공화국에서 살아남기’란 특별 기고를 통해 “한국과 같은 신인 추천 제도를 가진 나라는 없다”며 “1년에 열두권을 발행하는 한 문학잡지가 매달 네명의 시인과 두 세명의 수필가, 소설가, 희곡작가 등 열명 이상의 문인들을 배출하는 것을 볼때 한 잡지는 연간 100명 이상의 문인을 세상에 내놓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도 씨는 “문제는 이런 문학지들이 저마다 추천제와 신인상 제도를 통해 배출하는 문인들의 문학적 수준이 문학성은 고사하고 철자법과 표준어, 우리말의 문장 구조는 물론 단락 구분조차 모르면서 글을 발표하거나 평론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도씨는 “현재의 등단제도가 문단에 무책임하리만큼 많은 문인을 쏟아내는 부실운영 제도가 됐고 이것을 통제할 방법이 없는 마당에 한국 문인협회가 굳이 등단 제도에 집착할 필요가 있냐”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도씨는 “근래에 문학상의 수가 많아져서 웬만한 문인의 이력서에는 보통 서너개의 수상 경력이 기재된다“며 “결국은 그 어느것도 귄위를 갖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도씨는 “문학상이란 문단에서 활동하거나 봉사한 경력보다는 작품에 가치를 두어야 하는 것”이라며 “공로가 많은 사람에게는 문학상이 아니라 공로상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돌려가며 받는 문학상, 떼를 써서 받는 상, 학연과 지연 등으로 받는 상 등에 대해 비판하고 이러한 상들이 문학상의 권위와 의미를 스스로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번 시와 정신 겨울호에서는 원로시인 김남조, 이형권 비평가, 우대식 시인의 글이 ‘우리시대의 시 정신’이란 코너를 통해 수록됐으며 고은, 임강빈, 홍희표, 박명용, 이승하, 이관묵, 장석남, 안정옥 등의 신작시가 함께 소개됐다.

시와정신사. 240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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