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밥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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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밥 좀 주세요’

  • 승인 2004-12-17 02:20
  • 이승규 경제부장이승규 경제부장
▲ 이승규 경제부장
▲ 이승규 경제부장
‘밥 좀 주세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갑자기 이게 웬말이냐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경기악순환을 거듭하면서 한숨아닌 푸념으로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다.

연초부터 줄기차게 경제위기론이 대세를 이루더니 한해를 마무리하는 현시점에서도 위기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그냥 그대로다. 아니 내년의 경제전망치는 올해보다 더욱 악화양상을 보이면서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분위기다. 국책연구기관을 비롯해 민간경제연구소에서 내놓고 있는 내년의 경제성장률은 3~4%대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기업인들은 수치상 성장이지 엄밀히 따지자면 마이너스라고 해야 옳다고 한다. 굳이 경제정책을 가동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의 성장은 속된말로 내버려둬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사람들의 입에서는 지난 IMF환란보다 더한 경제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말로써만이 아니라 실제 일상생활에서 체험하고 있다. 그런데 아니란다. 나라의 살림을 꾸리는 경제브레인들은 위기가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다. 국민모두가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졸라맨 허리띠를 다시 동여매는 수준인데 아니라고 하니 그저 가슴만 답답할 노릇이다. 시장에 나가보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음에도….

뿐만아니다. 각 경제주체들마다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노심초사하고 있는게 각종 경제지표상에서 그대로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소비위축에 따른 내수부진, 투자위축 등은 불황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속에서 충분히 헛바퀴만 돌고도 남을 일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식 또는 남미식 불황을 이야기하면서 더 이상 ‘한강의 기적’은 없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동안 정부에서 내놓은 경기대책이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꼭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을 두고 하는 말같다. 어디가 바닥인지도 모를 정도로 급강하고 있는 경제상황은 분명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연히 일본식이니 남미식이니 하는 불황의 늪을 우려하고 남을 일이다.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내수부진은 더욱 더 우리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출렁이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는 향후 전망까지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불황의 악순환이 고착화되지 않을까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잡고 경제정책기조를 꾸려나갔다. 그러나 결론은 성장률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었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용자리(?)는 이미 예전에 물려주고 여타 아시아 경쟁국과 그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한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유엔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국가별 성장률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9%대의 높은 성장률을 시현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과는 비교도 안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8.4%), 인도(7.3%), 말레이시아(6.9%), 대만(6.3%) 등과도 역시 비교가 안된다. 이를 놓고 딱히 경제정책의 실패가 아니더라도, 성장률이 서민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결론은 서민들의 가계생활은 엉망이었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인간에게 있어 해결하지 못하면 안되는 의·식·주문제가 새삼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사고의 비약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된다.

국민소득 1만4000달러 시대에서 입고 자는 문제는 그렇다치고 먹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이 정말 그렇다면 어쩔텐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먹고 죽어도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정말 동여맨 허리띠에서 ‘꼬르륵’소리가 나지 않을까 불안하기 그지 없음은 기우였음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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