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배 서울주재 정치부장 |
묵은 때를 벗어버리고 희망의 새해를 맞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망년회’가 ‘송년회’로 바뀌어 불리기 시작한 것도 꽤 오래된 인습이다.
그러나 13일 밤 서초동 대법원 앞 한 음식점에서 열기로 한 ‘재경 공주향우회(회장 윤석금) 송년의 밤’ 초청장을 받아든 많은 향우들의 반응이 이와는 전혀 다르게 번지고 있다. 헌재 위헌결정으로 ‘대란’을 겪은 금년 한해 충청향우들의 분노와 격정은 이런 연말분위기와 무관하게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모임 집행부격인 재경공주향우회측은 이같은 출향인사들의 반응을 의식했던지 ‘모자전달’이벤트를 끼어 넣었다. 이때쯤 순수 불우이웃 성금모금으로 쓰여야 할 용처가 행정수도 이전촉구를 위한 일종의 투쟁모금 성격을 띨수 밖에 없는 ‘모자돌리기’(판매) 처지로 둔갑한 것에 마음이 무척 무겁다.
또한 다른 시·군향우회의 망년회 화두와 분위기도 행정수도 규탄대회로 달아오를 조짐이다. 나아가 새해 화두로 가열 찬 쟁취와 투쟁분위기로 이어간다는 것이다. 이제 자존심의 문제라는 것이다. 한번 서운하면 좀체 풀리지 않는 ‘충청도 양반의 옹고집 발동’을 위정자들은 마냥 가볍게만 볼일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