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2000여 평의 학교 마당에 플라타너스, 사철나무, 오동나무 생 울타리와 풀숲마다 허리띠 선명한 왕지렁이, 지네, 볼 부은 청개구리, 도마뱀 등이 한없이 순진무구한 70여 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숨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생화 줄기에 맺힌 아침이슬에서 자연의 신비를, 풀포기에 들어앉아서 우리를 흘긋 흘긋 쳐다보는 도마뱀의 눈망울을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따뜻한 감성의 싹수(?)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 갈 인생의 여정-흙과 더불어 살아 갈 우리 어린이들 손끝의 감각만으로도 겸손과 겸양의 덕을 마음껏 호흡할 수 있음이 또 하나의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스며드는 돌 틈의 샘물에서 섬김을 받으려 하기보다 섬기는 사람의 덕을 깨달으며, 소리 없이 피고 지는 이름 없는 들꽃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과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또한 크고 작은 나뭇가지에 따라 세기를 달리하는 바람결을 마주하면서 진정한 용기와 자신감을, 푸드득 소스라쳐 솟아오르는 산새들의 비상에서 푸른 하늘의 원대한 꿈과 도전 정신을 간직할 수 있으니 ‘자연은 스승’이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소박하게 가꾸어진 우리 학교 뒤뜰의 자연교실은 이름 그대로 우리 어린이들의 녹색 허파이며 또 하나의 선생님이다.
오늘도 80여 명의 우리 삼성가족은 손 뻗으면 한 움큼 쥘 수 있는 품안의 자연을 통해 ‘배움으로써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가르침을 통해서 모자람을 깨닫는, 겸손과 겸양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봉사정신이 투철한 전인적 인격완성 교육에 남다른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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