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구청의 복지 시책에 참여하면서 유성구 신성동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밝힌 내용이 잊혀지지 않는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구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하여 더 이상의 어린아이를 양육 할 수 없는 요보호아동을 일반가정에 위탁 관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책에 참여하여 생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를 양육하고 있다.
김씨 가족은 의사남편과 고등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1남 1녀의 자녀를 둔 가정이다. 한창 자라는 자녀들의 뒷바라지에도 어려움이 많을 텐데 어려운 가정을 돕는 다는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자녀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점이지만 자식 키우는 일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 오죽하면 ‘내 자식 이니 키우지 남의 자식이면 못 키운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그만큼 자녀를 키워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당연히 남의 자식을 대신 일정기간 양육하기로 마음을 먹고 실천에 옮기기란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구청에서는 김씨처럼 일반가정에서 보호아동을 양육할 경우 부양능력이 있더라도 월 7만원을 정기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또 위탁아동은 국민기초생활법에 따라 생계, 의료, 교육 등의 해당급여를 지급받게 된다. 하지만 아이를 대신 양육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 가족은 가족 전원의 만장일치로 서효주라는 어린 아이를 양육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한 가족같이 새 삶을 살아가고 있다.
김씨처럼 구청의 복지시책에 참여하여 자치단체의 힘을 덜어주는 것은 단체장으로서 너무도 고마운 일이다. 지방자치시대가 활짝 열렸고 이제는 지방분권화가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재정 면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서 복지 향상에 대한 주민, 특히 저소득층의 기대는 커져만 가고 있다.
기대는 높고 재정은 한계가 있어 복지향상에 대한 주민 만족을 이끌어내기란 그리 쉬워 보이지 않아 고민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행정을 하면서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고민거리다. 그렇지만 숙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문제는 다시 언급하지만 ‘재정’이다. 자치단체가 기업처럼 돈을 일시에 많이 벌어서 예산을 크게 늘리고 줄이고 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지금까지 공공복지는 그 실효성에 많은 의문을 던졌던 것이다.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 요즘, 좀더 가진자가 좀 덜 어려운자가 앞에 나와 “나도 할일좀 하면서 삽시다”라는 풍조가 아쉬운 시기가 아닌 듯 싶다. 그러한 넉넉한 마음들이 사회일각에 깊게 뿌리 내릴때야 말로 행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보다 많은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복지사회가 아닐까 한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기대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지만 그럴수록 어려움을 감내하고 제자리를 지키려는 마음과 함께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우리’라는 공감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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