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한달 동안 밤잠을 설치며 절규하고 있지만 대답은 ‘기업도시’ ‘행정타운’ 등 어설픈 대안만 내놓고 있어 군민들의 가슴을 더욱 원망과 분노의 도가니로 만들고 있다.
민선군수 출마를 위해 몸을 담았던 한나라당을 탈당한 처지에 이제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책임자로 거리로 내몰리게 된 군민들을 앞으로 어떻게 구제해야 되는지 막막한 심정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공시지가 로 인한 종합토지세, 재산세, 취득세, 등록세 그리고 개인 건강보험료 등 인상으로 군민들의 조세, 공과금 부담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또 각종 개발행위나 건축허가 제한으로 사유권 재산을 침해받고 건축업자들의 부도위기, 이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지역경제는 자치단체 근간을 흔들고 있다.
농민들은 행정수도 이전을 대비해 농사지을 땅을 미리 준비한 탓에 농지 가격하락으로 인한 피해와 채무액 상환, 시일이 지날수록 이자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건축물대장 등재를 위해 건축설계와 정화조 설치 등 준비로 수백만원을 들인 피해농가가 500여건이나 접수되는 등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없는 일이 진행돼 왔다.
지난 2003년 말 연기군은 30만평 규모로 추진중이던 조치원읍 택지개발 사업과 첨단 산업단지 조성을 중단하고 정부를 믿고 행정수도와 관련된 각종 개발행위를 미룬 상태였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미뤄왔던 사업을 위해 부분적으로 추진하는 모든 것에 대해 군민들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정부도 못 믿는 마당에 군수를 어떻게 믿고 살림을 맡기겠냐는 것이다.
세월이 갈수록 ‘네 탓’이라는 책임추궁이 선을 넘어 이웃 간 불화와 친척간 갈등, 나아가 자괴감을 갖는 농민과 사업가들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 당시 당리당략과 기득권 수호를 위해 몸부림쳤던 과거 서울분위기와 사뭇 다른 분노는 내 재산을 지키려는 것과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의 성난 목소리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떼거지를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마디로 살려달라는 절규다.
부녀자와 어린이, 시골노인에 이르기까지 이마에 붉은 띠를 두르고 규탄, 시위, 집회장을 찾는 이유를 누가 만들었는가.
지난날 정부가 추진한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은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제를 앞세워 정책적 당위성만 제기하였을 뿐 정작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이해당사자와 국민적 합의를 모으는데는 소홀했기 때문에 지금의 엄청난 결과를 만든 것이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 해결의 합리적 대안으로 그동안 논의되었던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연기군민의 생존권임을 감안해 정책적인 빠른 답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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