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우리교육의 올바른 방향은

  • 오피니언
  • 세상읽기

[데스크시감]우리교육의 올바른 방향은

  • 승인 2004-11-26 01:26
  • 박기성 교육문화부장박기성 교육문화부장
박기성 교육문화부장
박기성 교육문화부장
내년도 수능시험 고사장에는 전파차단기를 비롯해 금속탐지기, 전자검색대 등이 설치돼 마치 테러범이라도 잡는듯한 살풍경을 연출할는지도 모른다. 수험생들의 소지품 검사나 몸수색까지 하게 된다면 고사장 풍경이라기 보다는 입국심사장 풍경을 빚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능시험 부정행위와 관련해 정부는 발 빠르게 종합대책 마련에 들어가 이 같은 부정행위 차단방안을 거론하며 ‘시대변화에 걸 맞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들먹였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을 지켜보면서 나오는 것은 한숨 뿐이다.

부정을 저질러서라도 ‘대박’을 터뜨려보겠다는 간 큰 애들과 교육제도의 모순점은 접어둔 채 부정행위를 막아보겠다고 금속탐지기까지 설치하려는 정책당국의 모습이 21세기 한국호의 자화상이니 말이다.

과거에도 시험과 관련된 부정행위는 분명 있었다. 과거의 커닝이란 앞에 앉은 모범생의 옆구리나 쿡쿡 찔러 자신이 모르는 답안 몇 가지씩 알아내는 수준 아니었던가. 조금 더 심하다면 답안이 적힌 페이퍼가 오가는 정도였다.

그 같은 상황 속에서도 지나칠 정도의 부정 행위자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간주하는 도덕적인 기준점이 엄연히 존재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기준점에 따라 퇴실이나 자격 박탈 등 처벌행위가 뒤따랐다는 점이다.

도덕성이 살아있었던 과거와 달리 이번 휴대폰 커닝을 접하면서 놀라운 것은 부정행위가 집단적으로 자행됐다는 점과 해당학교 교사들 대다수가 부정행위를 사전에 인지했으면서도 그저 발각되지 않기 만을 고대했다는 점이다. 도덕적 양심을 배워야 될 학생이나 가르치고 실천해야 될 교사 모두가 이를 상실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한국교육의 미래가 더더욱 암울할 뿐이다.

교육당국은 지난 1955년 제 1차 교육과정을 제정한 이후 7차에 걸쳐 교육과정을 제정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제 7차 교육과정의 경우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내용을 교육함은 물론 건전한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하는 기초 기본 교육에 충실함을 목표로 한다’는 것.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환경 아래서 이 같은 교육과정이 제대로 정착 할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교육당국은 이 같은 교육과정 실천에 앞서 현실적 대안책이 요구되는 수학능력시험의 대대적인 보완연구를 공론화해야 할 것이다. 변별력 없는 수학능력시험 만을 고집하는 구태의연한 태도에서 벗어나 대학의 자율적인 입시제도도 인정할 시점이 온듯하다.

미래의 인재를 뽑는 시험을 치르면서 수능 부정을 우려해 테러범을 차단하는 듯한 장비를 설치하겠다고 나서는 정부의 모습은 분명 방향을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잡은 모습일 뿐이다. 대학의 서열화 및 학생들의 하향평준화, 한탕주의로까지 빠져든 대학입시 등에서 벗어나 도덕적 기준점을 되살리는 한편 21세기 세계화, 정보화에 걸맞는 인재양성을 위한 올바른 교육 방향은 과연 어떤 것일까. 사회 구성원 모두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시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5.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