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대덕R&D특구와 글로벌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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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대덕R&D특구와 글로벌化

  • 승인 2004-11-26 00:00
  •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총장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총장
최근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발의된 ‘대덕R&D특구특별법’ 을 둘러싸고 대덕만을 지정하는 특별법으로 추진할 것인가, 타 지역도 포함하는 일반법으로 추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반법 지정을 주장하는 입장은 타 지역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연구개발특구로 지정, 육성할 수 있는 지역적 개방형을 논리적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에는 매우 중대한 오류가 숨어 있다.
대덕연구단지는 조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개방성을 근간으로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해 왔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어떤 지방보다도 타 지역에 대한 개방성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 대덕연구단지이며, 이 같은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예를 들자면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졸업생의 80%가 대전이 아닌 타 지역에 취업하고 있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기술이전의 80%가 타 지역으로 이전되고 있다.
또한 창업기업의 65%가 대전이 아닌 타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집적반도체와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시스템 개발, 펙티브를 비롯한 신약개발, 표준형 원자로개발, 우리별 1·2호 개발 등 대덕연구단지에서 수행된 연구결과의 대부분은 지역경제에 기여한 측면보다는 국가전체를 대상으로 수행되어 왔다.

또한 인력양성 측면에서도 ICU 재학생 대비 11%인 50여명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네팔, 스페인, 벨기에학생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대덕은 이미 아시아, 태평양권 IT양성 허브로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최근 남미국가와 협정을 맺고 우주관련 기술을 수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대덕연구단지 연구성과물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비단 출연연 뿐만이 아니다.

대덕연구단지에는 800여 벤처기업이 벤처 집적지역을 형성하며 대덕연구단지 연구성과물을 상업화로 이어나가, 환율하락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해외 수출을 늘리는 등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즉 대덕연구단지가 그 동안 연구자원만 축적한 것이 아니라 세계 각 지로 기술과 인력 등을 확산하는 중책을 맡고 있으며 국가 과학기술의 요람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대덕에 투자했을 때 타 지역으로 그 투자의 성과가 확산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따라서 투자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덕연구단지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대덕R&D특구는 지역 중심적 클러스터의 형성이라는 차원 보다는 국가적 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인식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 기능적으로 이미 개방성을 전제로 활동을 해 온 대덕연구단지를 놓고 또 다시 법적인 개방성을 논하며 타 지역도 포함하는 일반법을 주장한다는 것은 개방성을 표방한 또 다른 지역이기주의를 대변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보여 진다.

더구나 대덕R&D특구는 새로운 시대적 사명의 하나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개방형 클러스터로 성장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국가혁신체제 도약의 수범사례를 창출할 수 있는 대덕R&D특구특별법의 성공적 안착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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