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석우 기자 |
그는 글에서 ‘어느 민중이 당신들처럼 경박스럽게 목숨을 버리던가?’라며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심지어 종교까지도 생명의 보위와 양생을 위해 있는 것으로 한 개인의 생명은 정권보다도 더 크다’라고 설파했다.
기자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당위(當爲)라 생각한다. 꼭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창한 이유를 들이대지 않아도 그저 나도 잘 좀 살아보고자, 내 자식에겐 ‘서울로 서울로’의 스트레스와 ‘지방의 설움’에서 해방시켜주고자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라도 찬성한다.
기자는 지난 22일 연기군민 총궐기대회에서 발생한 한 주민의 할복 시도를 매우 염려한다. 결연한 의지도, 긴장된 낯빛도, 죽음에 대한 공포도 없는 듯한 그의 눈빛이 지난밤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항간에서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주민들이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죽음은 전염된다 했다. 어쩌면 그 날의 할복 시도가 앞으로 시작될지도 모를 죽음을 향한 행진의 ‘숙주’가 될 수도 있다. 그의 행동이 미칠 파장은 자못 심각하다.
행정수도 이전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나’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행정수도는 열심히 투쟁해서 쟁취해야 할 대상이다. 고속도로나 철도 등 국가시설을 점거하는 것은 분노의 표출이란 차원에서 얼마든지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백번을 양보해도 용납될 수 없다. 열심히 싸우자. 싸워서 쟁취하자. 하지만 내가 왜 싸우는지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하자. 그 속에 매몰되지는 말자.
덧붙여서 정부와 정치권에 밝혀둔다. 해당지역 주민들이 ‘죽음’을 현실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막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다. 막아야만 한다. 그것이 당신들의 존재 이유이며 당신들이 해야만 하는 일이요 의무다. 이미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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