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Bullet(은제탄환, 銀製彈丸)은 ‘오랫동안 있어왔던 문제를 마술처럼 해결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럼스펠드는 아프간 전쟁을 단기간에 종료할 기발한 작전은 없다는 것을 말함으로써 오늘날까지 이르는 장기전을 예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Silver Bullet’이 마켓팅 용어로 사용된 것은 사업 컨설턴트인 레지스 매키나(Regis McKenna)에 의해서다. 하락된 회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판촉활동으로는 그 회사의 대표적인 제품의 이미지를 높여 기업 이미지를 동반 상승시키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주장에서 Silver Bullet이라는 단어를 차용해서 쓰게 됐다.
Silver Bullet의 대표적인 사례는 노쇠한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확산돼 나가던 아사히사가 호감도가 떨어진 자사 이미지에 대한 직접적인 판촉 노력을 포기하고 ‘Dry맥주’라는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펼쳐 감동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탈바꿈시킨 데서 찾을 수 있다.
‘워크맨’은 첨단시대의 혁신적인 소형화라는 아이덴티티를 소니사에 지원해 줬으며, 컴퓨터 부속품 브랜드인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는 인텔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며 요소브랜드(Ingredient Brand) 시대를 열기도 했다.
대전시도 도시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바로 대전이라는 감탄사적 의미인 ‘It’s Daejeon’ 이라는 브랜드를 의욕적으로 내놨다. 이제는 이 브랜드를 Silver Bullet로 삼아 어떻게 대전시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 산업체의 상품과 아이덴티티를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원자력은 국내 전기의 40%를 공급하고 있으며, 각종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비롯해 첨단산업 현장에서 필수적인 유용한 산업이지만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지난 20여년간의 이미지 개선 노력의 결과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따라서 아사히사의 사례에서 보듯, 더 이상 ‘원자력’이라는 브랜드에 매달리지 말고 국민적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Silver Bullet으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구체적인 Silver Bullet으로는 ‘일체형원자로(SMART)’와 양성자가속기(KOMAC)를 들 수 있다. SMART는 전기생산, 해수담수화를 통한 식수, 공업용수, 생활용수 공급, 지역난방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중소형 원자로다. 섬이 많은 동남아국가에 수출돼 전기와 식수난을 해결해줄 것으로 전망되며, 이미 인도네시아와는 원전개발 공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양성자가속기는 장반감기를 가지는 방사능 원소의 단반감기를 가지는 방사성 원소로의 변환,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생산 등에 다목적으로 활용될 시설이다. 나아가 극미세기술(NT),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이와 같이 생활에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술을 대표적인 브랜드로 내세워 안전하고 유용하며, 청정하고 첨단적인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판촉한다면, 그 모태기술인 원자력기술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개선돼 나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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