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이 유달리 강한 우리의 습성 상 음식에서부터 시작된 웰빙 바람은 이제는 미용, 가구, 디자인 심지어 주류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문화코드로 부상하고 있다.
Well-Being이란 말의 유래는 정확하게 집어내긴 어렵지만 70년대 히피이즘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하는데, 웰빙의 대표적인 문화스타일인 요가나 명상이 히피들에 의해 유행되어 여피족과 보보스족의 중요한 요소로 이어져 왔다고 한다.
아마도 물질적 가치나 사회적 명예를 얻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보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하는 균형 있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보는 인식의 전환인 듯 하다.
지금 우리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너 나 할 것 없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지만, 먹고사는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 못해 겪는 어려움은 아닌 것 같다.
몇 년 전 어느 광고에서 ‘부자되세요’ 라는 멘트가 세간에 부자 신드롬을 일으켜 한동안 부동산, 증권 등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불티나게 팔리던 일을 기억한다. 또 반신욕이 좋다고 하니 목욕문화에 일대 혁신이 지금도 불고 있는데, 어렵다고는 해도 대중적 유행에 민감하게 편승해서 살아갈 만큼 삶의 여유가 생겼다고도 하겠다.
돌이켜보면 변화의 조류를 주도해 온데는 행정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고 양팔을 걷고 허리띠를 졸라매 급기야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낸 데는 행정이 주도적으로 공헌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로부터 불과 수십 년 동안에 사회적, 문화적으로 우리의 삶의 구조는 몰라보게 세분화, 다양화되어 어제의 규범이 여전히 똑같은 가치를 지니는 시대는 지났다. 국민의 전반적인 생활을 규율하고 가치창조를 선도해 온 행정은 이제 조장행정이나 급부행정 차원에서 기업과 국민의 편의를 뒷받침해주는 역할로 바뀌게 되었다.
주민의 복리를 책임지는 행정의 최 일선에서 주민을 만나고 업무를 접하다 보면 초대 민선 청장시절하고는 사뭇 다른 행정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행정의 목표가 다분히 상징적이고 선언적 의미가 강했던 과거보다 뚜렷해지고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생각해 보면 행정에서도 소위 웰빙 바람이 불고 있구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 구는 타구에 비해 도심기반이 열악하고, 재정여건이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취약한 여건이지만 잠시 생각을 바꾸어 보면 그만큼 할 일이 많다는 반증이다. 즉 뭔가를 해야만 되는 기회일 수 있다고 본다. 지금 동구는 판을 바꾸는 중이다.
현재 동구가 최대 역점으로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역세권 개발사업이다. 대전의 발원지이면서 달동네로 전락한 동구가 이제는 그 꼬리표를 뗄 날도 멀지 않았다.
이런 대단위 사업이야말로 주민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기반환경을 제공해주어 커다란 웰빙 주거공간을 가져다주는 표본이 아닌가 생각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육중한 건물 군상뿐 아니라 현대판 문화공간의 일환으로 권역별 동네도서관과 자연생태관까지 벨트화해 문화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사회적 웰빙을 실현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가 말하는 웰빙은 일반 농산물 보다 몇 배 비싼 유기농 농산물을 고집하는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우리 이웃, 더 나아가서는 구민 전체를 아우르는 공익적 웰빙이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야말로 희망찬 동구건설을 위해 우뚝 서있다. 동구의 제2의 도약을 위해 말 그대로 발 벗고 나서서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어느 구와 비교해도 더 이상 뒤질게 없는 탄탄한 동구를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한 때 바짝 달아올랐다가 이내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는 일시적 유행 같은 것이 아닌 분명하고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꿈을 현실로 실현해 가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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