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행정수도건설과 지역균형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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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평]행정수도건설과 지역균형발전

  • 승인 2004-11-20 00:00
  • 김시환 청양군수김시환 청양군수
우리 청양군은 충남의 정 중앙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업군으로 칠갑산을 중심으로 충남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자원과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신행정수도 건설 발표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발전 등 큰 기대감이 고조되었고 조그만 청양지역에도 부동산 열기 및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듯 하였다.

토양과 기후가 좋아 예부터 구기자, 고추 등 각종 농특산물이 전국에 명성을 날리고 있으며 21세기를 맞아 그린투어리즘 관광, 백제문화권과 연계한 칠갑산 도림온천 등 농촌체험관광과 체류형 관광자원의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미래형 산업기반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왔던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올해 들어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갔다. 1월 16일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이 공포되었고, 5월 21일에는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가 공식 발족한 가운데 신행정수도 입지확정, 예정지역 주민설명회 개최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10월 21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헌법소원 선고에서 ‘위헌’ 결정으로 법적효력을 상실하여 신행정수도 건설관련 업무추진이 일절 중단됐다.

헌법재판소의 주요 결정내용을 보면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상 명문의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관습에 의해 형성된 ‘관습헌법’으로 이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헌법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위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충청권 주민들의 심리적·경제적 박탈감과 앞으로 정부가 하는 사업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되어 법적안정성 저해, 국회권능 훼손, 국가신인도 추락 등이 우려된다. 또한 신행정수도건설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균형발전 모두 달성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전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인구의 47.6%가 살고 있다. 국민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수도권에 살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인구 집중도가 더 높다는 일본의 32.4%, 프랑스의 18.7%와 비교해도 실로 엄청난 인구 집중이다. 더욱이 이러한 집중현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2023년경에는 50%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이 이와 같이 집중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에 지방은 지방대로 저개발과 쇠퇴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 지역간의 격차는 점점 더 많이 벌어지고 있다. 21세기는 지방화와 세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로 지역 균형발전이 국가 경쟁력 확보의 요체가 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참여정부의 핵심 국토정책인 신행정수도 건설, 수도권 재정비,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추진은 매우 적절한 정책 수단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정책들이 추진되면 수도권과 지방이 지금까지의 서로 발목을 잡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함께 발전하는 윈-윈의 관계가 될 수 있다. 즉 신행정수도 건설로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진 수도권은 규제완화를 통해 동북아의 금융중심과 첨단산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지방은 공공기관의 이전을 통해 지방의 특성에 맞는 자립적 경제기반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핵심 공약사항인 신행정수도 이전사업은 반드시 실행되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여·야 정치권은 절차상 문제로 인하여 신행정수도 이전사업의 중단이 초래되었는바 지역주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 시행하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중단 없이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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