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서울~부산을 2시간대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철도의 강한 의지가 돋보였던 결정으로 15년이 지난 오늘, 철도는 빠르고 아주 강력한 ‘고속철도’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이 결과는 철도 혼자만이 만들어낸 쾌거는 아니다. 시종일관 묵묵히 지켜봐 준 국민과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함께 땀을 흘렸던 여러분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커다란 결실인 것이다.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낸 고속철도가 개통한지 어느덧 200일이 조금 지났으며 이미 운행중인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이 얻어낸 정시성 70%를 앞질러 98%라는 월등한 성과를 거두었고 교통수단의 생명인 고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게 한다는 ‘정시성’이라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럼 안전한 철도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는 분도 계실 것이지만 고속철도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최첨단 장비인 열차자동제동장치와 열차자동방호장치, 기관사 운전감시 시스템을 3중으로 구축하였다.
첫 번째로 열차자동제어장치는 고속열차가 선로의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각 조건에 맞게 허용속도가 표시되며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자동으로 감속, 제어하는 장치이고 두 번째는 열차자동방호장치로 선행 고속열차가 어디에 있는지 얼만큼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를 계속 확인하여 일정거리 간격을 유지시켜주며 세번째로 기관사 운전감시 시스템은 기관사가 갑작스런 신체장애가 발생하여 안전운행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자동비상정지 및 중앙통제실에 통보하여 열차를 안전하게 정차시키는 장치를 구축한 것이다.
또한 고속열차가 운행하는 중에 산에서 굴러 내려오는 돌이나 흙 등의 물체를 미리 감지하여 자동으로 서행하게 하는 ‘지장물검지장치’ 등 이외에도 약 10여가지의 안전설비를 설치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 이렇게 안전하고 빠르게 도심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기지만 자만하지 않는다.
자만은 철도가 이뤄놓은 105년 역사를 물거품이 되게 할 나쁜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며 겸손과 양보, 창조를 내면속에 품고 더욱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고속철도라는 새로운 이름위에 조심스럽게 ‘르네상스’를 새기고 생활의 혁명, 환경의 혁명, 제2의 산업혁명, 지방분권의 혁명 등을 철도는 꿈꾸고 싶다.
우리나라를 서아시아와 유럽의 물류 중심지로 만들려는 작은 몸부림은 아마 100년, 200년이 지난 우리 후손들은 고맙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동북아 물류기지로서의 기틀을 마련해 주고 싶고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정치, 경제를 분산시킬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서울~천안이 34분, 서울~대전이 50분이라면 포화된 수도권을 위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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