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시스템적 사고와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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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시스템적 사고와 조직

  • 승인 2004-11-16 00:00
  • 곽현근 대전대 행정학부 교수곽현근 대전대 행정학부 교수
일상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표현 중에 ‘시스템(system)’이라는 개념이 있다. 인구에 회자되는 개념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알고 쓸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그 뜻을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더욱이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도 바로 돌아서면 전혀 시스템적 사고나 행동을 보이지 않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스템이란 여러 개의 구성요소가 전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통일체를 이루었을 때, 이러한 통일체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시스템의 예는 의자, 책상, 컴퓨터 등 일반사물로부터 분자, 생물, 인간, 가족, 조직, 지역사회, 국가 등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에 이르기까지 적용되지 않는 것이 없을 만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스템 개념 및 이론은 다양한 현상과 관련하여 통찰력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특히 현대 조직을 이해하는 중요한 접근방법이 되고 있다. 여기서는 시스템적 관점이 조직구성원으로서의 현대인에게 주는 두 가지 시사점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우선 시스템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성요소들이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구성요소가 존재하고, 나아가 구성요소들이 서로 연관성과 의존성을 갖고 상호작용을 하는가? 그 대답은 전체 즉 시스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이다. 즉 구성부분들은 각자 자기의 기능을 잘 수행하면서 다른 부분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 작용하여 전체의 생존과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이러한 구성부분들의 상호연관성과 상호의존성으로 말미암아 시스템은 단순히 부분의 집합체가 아니라 그 이상의 전체성을 띤 개체가 된다.

따라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을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스템적 관점은 전체의 목적달성을 위한 기능과 관계형성 및 상호작용에 과연 나의 판단과 행동이 기여할 수 있는지를 항상 염두에 둘 것을 요구한다. “우리조직은 시스템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라는 말을 해놓고 바로 돌아서서 다른 부서의 일에 대해서는 남의 일처럼 방관하고 비협조적이며, 자신과 자기 부서의 편의나 이익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자기모순을 범하는 것에 불과하다.

시스템적 관점은 우리에게 또한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시스템은 시스템의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는 경계를 가지고 있고, 경계 밖에 있는 시스템의 외부를 환경이라고 한다. 특히 이러한 환경과 정보, 물질, 에너지를 교환하는 시스템을 개방시스템이라 한다. 현대조직은 대부분 개방시스템으로 간주된다. 현대 조직은 에너지 입력을 환경으로부터 계속 받지 못할 경우 엔트로피 작용에 의해 소멸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시스템이론은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을 주시하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적절히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만이 생존과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마치 자신의 조직을 자기 완비적인 폐쇄시스템인 것처럼 착각하여 환경이 요구하는 수요나 변화를 직시하지 못한 채, 시스템 내부의 반목과 갈등에 발이 묶여 엔트로피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조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느 조직이 되었든 진정한 시스템의 의미를 염두에 둔다면 바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조직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수요나 욕구가 무엇인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시스템적 사고는 시스템 내부적으로도 구성요소 상호간에 서로의 욕구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시스템 밖의 고객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시스템 내부의 서로 다른 부서나 구성원들 사이에 서로를 고객으로 간주하고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야 말로 시스템적인 사고의 시작인 것이다. 시스템이란 말이 쉽게 사용되어지는 것만큼이나 시스템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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