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에 취임하면서 모든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행복한 배움터는 오랜 교직생활 속에서 내가 키워왔던 꿈이었다. 학교가 미래의 동량을 길러내는 진정한 교육의 터전이라면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이 또한 이상일지 모르나 나에게는 의욕적인 도전 과제다.
이 행복한 배움터를 위한 첫걸음으로 추진한 일이 무료급식이었다. 무료급식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물론 무료급식 추진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의외로 빈약한 교육예산 속에서 재원을 확보하는 일이 어려웠다.
그러나 우리교육청은 지난 11월 1일부터 1981년 학교급식법이 제정 된 이후 24년 만에 전국 최초로 무료급식을 실시했다. 아직은 면이하 농어촌 지역의 초등학생들과 병설유치원생들에게만 실시하고 있지만, 급식운영 통·폐합을 통한 예산 절감, 지자체의 지원 유도 등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다.
무료급식 추진으로 각계각층의 교육가족으로부터 많은 감사와 격려의 말을 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극빈자 대상 중식 지원을 받고 있던 한 학생의 할머니로부터 이제 우리 손자가 떳떳하게 식사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는 전화였다. 기쁨보다는 아픔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식사로 인해 그동안 그 학생이 받은 마음의 상처와 함께 아직도 열악한 우리의 교육 현실 때문이었다.
농어촌지역이 대부분인 우리 충남의 경우 교육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초·중학교 중 학생수 100명 이하 소규모학교가 무려 261개교로 전체 659개교 중 39.6%(2004.4.1기준)에 해당될 정도이며, 이에 따른 학교시설의 노후화, 학습 공간 및 복지시설의 빈곤은 심각한 상황이다.
요즘 교육복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교육복지의 궁극적 목표는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만드는 일이며, 그 우선 과제는 역시 교육에서의 격차 해소를 통한 균형적 복지 구현에 두어야 한다. 요즘 신행정수도와 관련해서 지역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국토 균형발전의 필요성은 교육 분야에서도 절실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우리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다. 잘 갖춰진 환경 속에서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때 우리의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교육투자는 미래를 열어갈 꿈나무 학생들을 위한 투자로 그 어떤 투자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분야이다.
요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 있는 인적 자원 개발이 국가와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지자체 차원의 교육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경기도의 경우 2003년도에 지자체 차원에서 무려 600여억원을 교육에 투자했으며 인천광역시와 전라남도의 교육 투자도 100억원이 넘고 있다.
우리 충남도 아산시와 연기군, 홍성군의 경우 시군 차원에서 1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지역의 교육 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 지자체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든 공동체가 행복한 배움터 만들기에 함께 해야 한다. 교육이 결국 우리의 미래이고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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