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춘추]선비정신과 언론, 그리고 문화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춘추]선비정신과 언론, 그리고 문화

  • 승인 2004-11-12 00:00
  • 임철중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후원회장임철중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후원회장
일본 NHK의 오가와 준코(小川純子) PD는, ‘겨울연가’가 사랑의 맛을 보여줌으로써 한류열풍의 불을 지폈다고 말한다. 여기에 대하여 J일보 기자는 ‘한류의 메시지’라는 글에서, 일본감각에 맞도록 제목을 ‘겨울소나타’로 바꾸고 대사를 ‘재창조’ 했다는 데에 더 힘을 실어준다.

따지고 보면 ‘번역은 제 2의 창작’이라는 말을 모를 사람은 없을 테니 ‘재창조 운운’은 하나마나한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고정 박스기사(분수대)는 스크랩을 할 만큼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한류열풍에 대한 또 다른 아젠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나온 책 ‘策文’이 장안의 화제다. 7년 전쯤 ‘언론과 선비정신’이라는 칼럼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쓴 적이 있다. “무엇인가 잘못 돌아간다고 판단하면, 선비들은 목숨을 걸고 임금께 상소를 올렸다. 세상이 달라져 임금의 뜻은 국민의 여론으로, 선비의 상소는 언론으로 바뀌었다.

언론이 굽히고 타협하며 침묵하면 그 사회의 건강은 종말을 고한다. 자기주장을 굽힘없이 펼치는 책문이건 상소건간에 임금이 비판적인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대기업 CEO가 감사(監事)나주주총회를 없애자는 얘기와 다를 것이 없다.

영문법 책 ‘삼위일체’이던가. “학생들은 장차 해외특파원이 되기를 꿈꾼다” 는 문장이 있었다. ‘언론고시(考試)’라 할 만큼 신문기자 되기가 어렵다더니, 이제는시장판도(?)가 방송 쪽으로 많이 기울었고, 소위 ‘朝中東’이 그 명맥을 이어간다.

자존심과 개성을 겸비(?)한 엘리트들이 새로운 아젠다를 계속 쏟아내는 것도, 적절한 어휘선택과 물 흐르는 듯한 문장이 주는 교육효과도, 모두 귀중한 사회자산이다.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도 훌륭한 교본이 아니던가? 또한 언론 엘리트의 존재자체가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라는 사실도 의미가 크다.

‘이념논쟁’을 떠나서, 중앙지는 물론이요 지방지까지 더욱 더 북돋워 주어야 할 것이다.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개관 1주년을 맞아 며칠 전 대전오페라단 주관으로 오페라‘라 트라비아타’의 나흘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오페라의 대본(libretto)은 사실상 시어(詩語)이니까 번역에 이중의 노력을 요한다. 잘 다듬어져 귀에 쏙 들어오던 대사를 회상하면서, TV 드라마건 고전 오페라건 간에, 문화의 교류와 향상에는 그 외에 여러 분야의 발전이 함께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