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산업체 측정능력 향상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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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산업체 측정능력 향상 절실

  • 승인 2004-11-08 00:00
  • 강대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물리표준부장강대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물리표준부장
자동차, 반도체, 우주항공 등 과학기술과 산업이 지속적으로 진보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측정 기술의 정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제무역기구(WTO)의 무역기술 장벽에 대한 협정(TBT)이 체결됨에 따라 세계 무역 경쟁의 도마 위에 올라와 있는 모든 국가들은 생산 제품에 대한 측정결과의 국제적 일치성과 신뢰성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공인시험기관에서 발행하는 시험성적서의 70 %가 국제표준인 ISO/IEC 17025(시험 및 교정기관의 자격에 대한 일반 요구사항)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커다란 요인은 측정의 중요성에 대한 현장 실무자들의 인식 부족과 국가 교정·실험시스템 품질 수준의 미흡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실시한 현장 조사 결과, 대부분의 산업 현장에서는 분야별, 측정기기 모델별 교정 지침서를 갖추고 있지 않았고, 교정·시험 관련 불 확도 평가 절차 및 유효성 검증 절차의 확립도 매우 미흡하였다.

또한 측정기기 관리기법의 부재, 장비 및 인력부족, 과도한 교정·실험 물량 등이 국제적 수준의 국가교정시스템을 유지하는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산업 현장에서 대두되는 각종 측정 문제를 접수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는 사실도 큰 문제이다.

산업현장의 측정 신뢰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국가 표준을 산업 현장에 적용시켜야 한다. 산업현장의 측정 신뢰도는 표준연의 기본 업무인 측정표준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표준연과 산업체 측정수준의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 적합한 불확도 평가 모델 개발에는 실질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산업체의 필요 사항을 만족시키고 국가공인교정기관, 시험기관 및 산업현장의 측정능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표준연은 올해부터 ‘산업측정 신뢰도 제고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기본 목표는 표준연의 측정 기술을 산업체의 눈높이에 맞게 가공 및 보완하여 산업현장에 보급하는 것이다.

이미 압력 클럽을 운영중인 표준연의 압력그룹에서는 자체 개발한 현장 교정용 표준기를 사용하여 11개 국가교정기관의 표준기를 순회 평가 및 정도 검사를 실시하였으며, 정도 검사시 발생된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등 측정클럽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앞으로 표준연은 측정클럽을 통해 발굴된 기업체의 애로사항들을 산업측정 신뢰도 제고 사업의 연구과제로 선정하여 전문 연구진들이 문제점에 대해 연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업측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원과 산업체와의 연계뿐만 아니라 산업 클러스터와 연계되어야 한다. 산업 클러스터와 기술 동호회인 측정클럽이 연계한다면 관련된 업체들끼리 정교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구원과 산업체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연구원들이 산업체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쏟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의 현실적인 지원제도도 필요하다.

측정의 정확도는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공산품, 식·의약품, 농산물 등 교역품의 품질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측정의 국제적 일치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에 불이익을 줄 수 있으며 수입제품의 품질관리에도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교정, 시험,검사 결과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체의 측정능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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