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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화가’로 알려진 윤여환 충남대 교수가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롯데화랑에서 ‘사색하는 갈대’를 주제로 개인전을 갖는다.
특히 1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했던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 염소에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고유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염소에게서 사유를 발견하고 그것을 화폭에 담아낸다.
이미 윤 작가는 염소와 사유를 연계한 작품을 80년대부터 그려왔다. 그는 세세한 붓 터치와 수많은 선들의 중첩을 통해 염소를 극사실주의로 표현하고 있다.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염소의 사유가 상징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배경은 염소의 뿔과 눈이 갖는 특이한 인상에 착안한 것 같다”며 “염소의 가로로 뉘어진 눈동자는 사색하는 이미지를, 뿔은 순수한 사유로 고고한 정신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서 염소와 함께 등장하는 ‘새’ 또한 사유를 상징한다. 사유의 내용은 세속적이고 감각적인 세계에는 붙잡히지 않는 영원한 자유가 된다. 공간에 구속받지 않고 하늘을 나는 새, 아무런 생각도 의식도 없이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노니는 새는 자유를 향한 인간의 욕망을 보여준다.
또 화면의 여백공간을 채우고 있는 구름은 배경화면과 염소가 실제로 위치해 있는 공간을 분리시키는 시각적 효과를 갖는다.
윤여환 작가는 “파스칼은 그의 유고집 팡세에서 한줄기 갈대를 통해 사유를 설명했듯 나는 염소의 사유를 갈대의 사유와 함께 조합된 이미지로 도출해 내고자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 나오는 갈대는 파스칼의 갈대가 아니라 동양적 명상에서 추출된 사유하는 갈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위해 제작한 ‘숙부인상’도 함께 선보인다. 문의 롯데화랑 601-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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