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라는 도도한 흐름은 통신의 개인화와 휴대화를 거쳐 이제 TV 방송의 개인화와 휴대화를 창출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바로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이다.
DMB란 고품질의 음성 및 영상을 언제 어디서나 수신할 수 있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서비스를 의미한다. 뛰어난 이동수신 특성을 바탕으로 음악·문자·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휴대폰·PDA·소형TV와 같은 휴대용 및 고정단말을 통해 전달해주는 서비스이다.
아직 정식으로 서비스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아테네 올림픽이 개막되면서 DMB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최근 목동과 여의도 구간을 운행하는 DMB 수신TV를 설치한 시내버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버스를 타본 사람은 버스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에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동중인 버스 내에서 방송되는 TV화면이 끊기거나 흔들림 없이 마치 안방에서 TV를 보듯 자연스러운 것이 신기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DMB 서비스의 한 형태일뿐 DMB의 모든 것은 아니다. DMB의 궁극적인 목표는 TV 방송의 개인화와 휴대화이므로 DMB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차량은 물론 휴대폰이나 PDA와 같은 휴대기기를 통해 원하는 방송이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시·공간의 제약 없이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휴대폰이 나오면서 언제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양질의 방송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DMB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방송 서비스의 등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DMB는 장기적으로 보편적 서비스의 개념으로 정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기기산업과 부품산업, 콘텐츠 산업 등 전후방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010년까지 DMB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14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세계 DMB 단말 시장도 오는 2008년에 46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다.
이처럼 DMB가 가지는 엄청난 잠재력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관련 기술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준비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DMB 관련 기술 개발에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그 결과 DMB는 CDMA의 뒤를 이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큰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한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3대 핵심칩은 물론 송수신 단말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자 선정과 상용서비스만을 기다리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DMB 단말을 통해 통신·방송 서비스를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날이 멀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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