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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권 화폐의 주인공으로 신사임당이 거론됐다는 언론보도에 모든 여성 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해프닝이 일어났었다.
순종적인 현모양처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폐의 첫 여성 모델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 화폐제도 개정논의에서도 가장 뜨거운 감자는 화폐의 모델이었다.
이처럼 화폐 모델이 모든 이의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폐의 얼굴이 곧 그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기 때문이다. 어느나라이건 화폐를 만들 때에는 그 나라의 문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양이나 빛깔을 사용하고 가장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도안으로 삼는다. 또 그 나라가 배출한 위대한 인물을 화폐안의 주인공으로 삼아 자국민에게는 존경과 긍지를, 외국인에게는 그 나라가 낳은 위대한 인물을 알리게 했다.
대부분의 나라 지폐에는 역사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지만 현재의 통치자나 예술가, 과학자의 초상을 화폐 인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예술 전통이 면면히 내려오는 유럽의 많은 나라들의 경우 예술가들의 화폐를 주인공으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업 강국인 독일 화폐에는 위대한 수학자나 과학자가, 스페인·포르투갈 등의 나라에서는 탐험가의 초상을 화폐소재로 삼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
반면 미국 화폐의 주인공은 대부분 대통령이다. 신생 국가인 미국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력한 국가를 만들고 싶어했던 염원이 화폐에 그대로 반영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통과 역사, 문화 예술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 꼭 인물만은 아닐텐데 왜 많은 나라들이 인물 초상을 화폐 도안으로 삼을까?
‘화폐로 배우는 세계의 문화’(가교 출판)에서는 화폐는 항상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친근감을 느낄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와 함께 인물초상의 경우 개개인의 인상이 뚜렷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어렵다는 것도 한 이유다.
이 책은 1권에서는 서유럽, 북유럽, 오세아니아를, 2권에서는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한국 편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임상일 저. 한솔출판. 280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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