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배 부장 |
21일 ‘행정수도이전특별법’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경향각지의 충청인들은 충격속에 일손을 놓고 말았다.
이런 정신적 공황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금으로선 가늠조차 힘들다. 쉽게 생각하는 만큼 쉽게 잊고, 쉽게 용납해주는 충청인의 심성(心性)에 “다시 한번 아픔을 주고 말 일"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결정이 나왔을까.
물론 헌재의 장구한 법리해석까지 부정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위헌판결에 아리고 쓰린 심정은 이 지역에 뿌리를 둔 모든 이들이 갖는 아픔이요, 그 ‘한(恨)’은 영원히 가슴속에 남을 일이다.
영원한 변방신세를 언제나 벗어날까. 오랜 기간 영·호남 패권다툼의 속된 역사를 거둬내고, 균형잡힌 사고와 무게중심에서 새로운 국운 융성의 기회를 만들어 가자는 심오한 결의는 또다른 충청인의 진정한 긍지였다.
“수도이전은 주류사회를 바꾸는 일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진퇴를 걸겠다"고 외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순수행정이어야 할 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을 정쟁구도로 몰아가고 지역적·국민적 쟁점화에 불 붙인 위정자들은 과연 누구인가. 순수하고 순진한 충청도민들을 누가 우롱하는가. 더 이상 얼마나 더 속고 살아야만 하는가 스스로 자문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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