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엘리트 과학자 우대정책 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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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엘리트 과학자 우대정책 펴야

  • 승인 2004-10-19 00:00
  • 유대열 연구원유대열 연구원
유대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인간유전체연구실 책임연구원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제34회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해 형님들이 지핀 2002 월드컵 4강 열기를 재현했다.

우리나라 축구가 이처럼 발전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이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1980년대 프로축구제도를 도입해 우수한 프로 축구선수가 되면 능력에 따라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점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소질이 있는 학생들은 꿈을 안고 열심히 축구를 해 온 것도 한국 축구가 발전한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이 우려할만한 수준에 달해 정부차원에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효과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우리나라만 겪는 현상이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이미 겪었거나 겪고 있어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유난히 이공계기피 현상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미 몇 년째 국민소득이 1만 달러 내외로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지불식간에 ‘선진국=2만 달러’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과학기술을 통한 2만 달러 달성’이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과학기술 발전은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가능하다. 10년이 걸릴 수도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과학기술이 국력인 21세기에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이공계가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공계기피현상의 해소는 물론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을 위해 한국축구에 대한 정부투자방식이 과학 분야에도 과감히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에 필자는 다음과 같이 이공계 활성화대책을 제안한다.
국가대표 축구팀처럼 국가대표 과학자를 선정하자. 과학의 발전엔 엘리트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디슨 한사람으로 말미암아 전기산업이 일어났으며 빌 게이츠에 의해 컴퓨터산업이 일어났다. 엘리트가 노벨상도 받고 신기술도 개발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유능한 축구선수처럼 연봉이 수억원이 되도록 대우하자. 그리고 이들에게 충분한 연구비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자. 그러면 이공계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은 누구나 과학자가 되려고 할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면 누가 이공계를 기피하겠는가?

오늘날 이공계 기피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대표 과학자를 세워 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원은 약 500억원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의 금액은 다른 부문의 예산을 조금 절약하면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유능한 과학자가 축구선수처럼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인 연구비로 좋은 연구 환경에서 연구하게 될 때, 이공계기피현상은 해소될 것이며 우리나라 과학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엘리트 과학자를 세우고 과감하게 지원하는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신문보도에 의하면, 정부에서는 국가과학기술자를 선정하여 집중 지원하겠다고 한다. 하루빨리 이러한 정책이 집행되어 모든 과학자와 장차 과학자가 되기를 꿈꾸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큰 도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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