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들이 2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진출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선발 투수 2명과 불펜 3인방을 총동원하는 `올인’ 작전 끝에 두산 베어스의 막판 추격을 8-5로 따돌렸다.
이로써 1차전 패배 이후 내리 3연승을 거둔 삼성은 2002년 우승 이후 2년만에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 올라 정규리그 1위팀인 현대 유니콘스와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됐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은 통산 9번째이며 올 가을 한국시리즈 1차전은 21일 오후 6시 수원구장에서 시작된다.
삼성의 용병 4번타자 멘디 로페즈는 이날 선제 3점홈런을 포함해 4경기에서 13타수 6안타로 타율 0.460, 2홈런, 6타점을 올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틀연속 만원 관중 앞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4차전은 특급 불펜을 자랑하는 삼성이 선발 김진웅에 이어 박석진-권오준-권혁-임창용에 이어 2차전 승리투수였던 배영수까지 모조리 투입하는 총력전 끝에 이긴 경기였다.
삼성은 1회초 로페즈의 3점홈런과 조동찬의 적시타 등으로 먼저 4점을 뽑았지만 두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회말 2루타를 치고 나간 전상열이 최경환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한 두산은 4회 안경현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탰고 5회에는 1사 만루에서 홍성흔이 좌전안타를 날려 4-4 동점을 만들었다.
초반 선취득점 이후 침묵하던 삼성 방망이는 6회초에 다시 폭발했다. 선두타자 박한이가 유격수 실책으로 살아나간 뒤 강동우가 1루 베이스를 타고 흐르는 2루타로 5-4의 리드를 잡았고 김종훈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진갑용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태 삼성은 7-4로 다시 앞섰다.
끈질긴 뒷심을 자랑하는 두산 역시 그냥 주저앉지는 않았다.
삼성이 특급 중간허리 권오준과 권혁을 동원했지만 두산은 6회말 장원진의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은 뒤 7회말 김동주와 홍성흔의 연속안타로 삼성 마무리 임창용마저 마운드로 끌어냈다.
3차전에서 1타자만 상대하고 세이브를 올렸던 임창용은 알칸트라를 병살타로 처리해 위기를 넘긴 뒤 8회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은 9회초 조동찬의 좌중간 3루타에 이어 임창용이 대신 타석에 나선 김대익이 좌전안타를 터뜨려 8-5로 달아나며 비로소 승기를 잡았다.
9회말 마지막 수비에는 배영수가 마운드에 올라 3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세이브를 올렸다.
1차전을 이기고도 3연패를 당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의 영웅이었던 알칸트라가 이날 2차례 병살타를 기록하는 등 3번의 병살타로 흐름을 끊은 것이 패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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