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하고 비겁한 자들은 늘 조직의 뒤꼍에서 혹은 나라의 뒷골목 끝에서 끊임없이 말을 지어내고, 이 지어낸 말을 가공하여 퍼뜨린다. 무능하고 비겁하기 때문에 나설 명분도 나설 용기도 없는 것이다. 또한 입신 출세를 자신의 능력과 실력으로 이룰 수 없으므로 반드시 앞서 가는 자를 넘어뜨려야만 하는 것이다. 조직과 국가는 언제나 이런 부류의 인간들에 의해 멍들고, 뒷걸음질친다.
그런데 문제는 무능하고 비겁한 자들뿐만 아니라, 부와 권력을 지닌 자들도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위와 같은 대열에 기꺼이 합세를 한다는 것이다. 본래 비방과 모략과 폭로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다. 무엇이 됐건 자신의 이익과 맥이 닿아야 하고, 무엇이 됐건 당리당략에 보탬이 되어야 선이고 정의인 양 여긴다.
아닌 것을 맞다고 하려니, 비방과 모략과 폭로의 힘을 빌려야 한다. 국익의 기준도 공익의 기준도 당리당략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이쯤 되면 우리 나라에 있어서의 정치인은 곧 신과 동격이다. 그들은 다만 인간을 창조하지 못할 뿐이지, 말과 글의 개념과 가치관, 그리고 세상사 이치와 법도도 언제든지 새롭게 바꾸고 만들어 낸다.
오로지 이기고, 그리하여 정상에 오르기 위해 모든 것을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는 느낌이다. 국가 안위를 볼모로 민생조차 뒷방으로 내몰던 자들이 느닷없이 국가 방위 전략을 폭로하여 도대체 누구 좋을지 모를 정쟁의 도구로 삼고,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가 부자를 무조건 도둑으로 모는 못된 사회현상 때문이라며 기괴한 보고서를 만들어 떠들고, 게다가 법을 다루는 기관에서는 죄가 명백하지 못한 자들을 가두고 벌주는 한 맺힌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일등으로 가는 길은 정정당당한 게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남의 발목, 아니 조직의 발목, 더 나아가 국가의 발목을 잡고 일등과 최고가 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니 부의 끄트머리에서, 권좌의 끄트머리에서 비난받고, 욕먹고, 급기야 감방으로 끌려가는 것이다. 물론, 나라 또한 그만큼 해를 입는 것이다.
무능하고 비겁한 자들, 선과 정의, 그리고 공익을 이해타산으로만 보는 자들. 이런 자들은 나라의 장래와 세상의 법칙을 말할 자격이 없다. 비방과 모략과 폭로는 어둠의 자식들이지 빛의 자식들이 아니다. 누가 감히 어둠의 자식들을 거느리고 빛의 세상을 논한다는 말인가. 또한 누가 감히 이 어둠을 위해 빛을 먹는 어둠의 자식들로부터 빛을 구걸한다는 말인가.
국정감사는 나라가 바로 설 빛을 찾고자 함이지 정체불명의 어둠 속을 방황하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만이 틀린 시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자신만이 옳고 모두가 틀리다고 외치는 자들. 틈만 나면 자유민주주의의 사수를 외치면서 관점이 다르고 속한 편이 다르면, 본질과 정체를 떠나 무조건 적으로 모는 자들. 오직 맑은 못만이 못이라 주장하여 물고기 아닌 못을 걱정하는 자들. 이들이 일등이 되어 원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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