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 업체가 경비, 청소, 운전, 주유원, 간병인 등 다양하게 참여하여 55세 이상의 노인들의 취업을 도왔다. 청년 백수가 즐비한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시대에 노인 취업이 웬 말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노인들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기 때문에 청년 백수 와 마찬가지로 이분들의 일자리 창출 역시 똑같은 비중으로 아니 그 이상으로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할 문제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으뜸의 효(孝)정신을 길이 이어온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지극한 당연함과 함께 지금의 우리 어른들은 전쟁이란 극한 상황과 배고픔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기 위해 허리가 휘도록 일한 고마운 분들이 아닌가?
2002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7.9%인 377만 명으로, 이미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60세 이상 인구 7%)에 진입을 했고 이런 추세라면 2019년에 이르면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가 도래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고령 사회진입에 40~115년 걸린 선진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앞으로 우리 경제에 대단한 문제점으로 제기될 것이 예견된다.
디지털경제시대라 불리는 요즈음의 패러다임을 보면 기계의 자동화(automation)와 컴퓨터의 등장(Information), 그리고 많은 조직들이 효율과 생산성을 위해 작업프로세스를 통합하고(reengineering), 계층을 단축(downsizing)하니 자연스럽게 인력을 감축한다.
더구나 디지털시대가 요구하는 빠른 변신에 더딘 아날로그 시대의 노인들은 설자리를 더욱 잃어 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식정보화 시대는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시대로 잘만하면 작은 자본으로 큰돈을 벌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를 경험한 미국의 경우 노인 5명 중 1명이 작은 자영업을 갖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우리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창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실버라는 말은 흰머리를 표현 한 말이지만 이 말은 탄광을 뜻하는 은어로 그 이미지는 무시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한다. 때문에 필요한 물건도 실버 용품이라고 하면 사기 꺼려진다하여 이제는 실버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생각해 볼일이다.
며칠 전 업력이 몇 십 년이 되고, 건강도 젊은이 못지 않고, 더구나 본인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신용보증서 발급이 어렵다는, 그래서 자금을 지원 받는데 실패했다는 어느 노인 자영업자의 낙담(落膽)은 앞으로 다가올 고령사회의 기상도를 흐리게 한다. 평소 무심코 불러온 호칭하나, 현장의 제도 하나라도 현실적으로 고쳐 나갈 때 우리의 복지는 구호로만 포장된 속 빈 강정의 복지가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참복지로 자리 매김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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