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충청권 문화제의 전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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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충청권 문화제의 전국화

  • 승인 2004-10-14 00:00
  • 임청산 공주대 교수·STICAT공동대표임청산 공주대 교수·STICAT공동대표
문화의 상달인 시월에는 시군구별로 지역축제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개최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우리나라는 1000여개의 지역축제가 급조된 축제공화국이란다. 어쨌든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행사들이다. 지역축제의 관건은 지역민의 참여율와 축제의 특성화, 그리고 지역의 특산물과 문화콘텐츠의 개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축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율을 높이려면 전국화·세계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 또한 지역의 전통문화를 보존할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이 선호하는 현대의 대중문화까지도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특산물과 새로운 문화상품을 개발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 이제는 공주· 부여의 백제문화제와 대전광역시의 한밭문화제가 거듭나야 할 전환기이다.

우선, 백제문화제는 올해로 반세기를 맞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시점에 이르렀다. 그동안 백제의 고도였던 공주와 부여를 격년제로 오가며 노력한 결과로 학생 중심의 가장행렬에 지역주민들이 박수치는 정도의 문화제 행사를 훨씬 벗어났다. 그렇지만 백제문화제는 경주의 신라문화제가 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하고 전국적으로 참여율을 높인데 비하여 더욱 더 차별화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에 백제문화제도 문화엑스포를 구상해보자고 하지만 신라문화제의 아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백제의 고도였다는 하남 위례성, 공주, 부여, 익산 등지의 단체장들이 협의하여 4년마다 윤법제로 개최한다면, 올림픽과 월드컵 수준에 버금가는 대형 문화제를 개최하여 전국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공주와 부여 지역만이 삼국시대의 백제가 아니라, 중부권, 호남권, 제주도까지도 백제의 역사와 문화의 터전이어서 연구 개발할 여지가 많다. 4개의 광역시도와 시군구가 윤번제로 매년 개최한다면, 우물안 개구리식의 집안잔치가 아니라, 영호남까지 참여하는 전국민의 축제로 우뚝 솟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각 시군구가 4년에 한번씩 알찬 행사를 기획하고 알맞은 예산을 확보하여 올림픽과 월드컵 차원의 백제문화제를 개최할 수 있다. 이렇게 개최하더라도 우리 충청도는 격년제로 개최하는 셈이라서 자치단체의 예산 부담도 줄이고 수도권과 호남권에서도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한밭문화제가 충청도 양반의 자긍심을 고취하자는 취지로 몇 년째 ‘대전양반 얼씨구’라는 주제만 고수하고 있다. 대전시는 신흥도시가 아니라고 강변하면서까지 선비문화만 내세운다면, 어린이들을 비롯한 젊은세대와 대전시로 이주한 이북피난민과 영호남 이주민들에 대한 외면을 어떻게 어우를 것인가.

서울에서 연예인들을 불러와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고 시민 참여와 질높은 문화제는 아닐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선비문화와 더불어 첨단 과학도시로서 과학기술문화를 보완한다면, 시민들의 참여율도 높이고 전국에서 특성화된 문화제로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다. 차제에 백제문화제와 한밭문화제가 지역의 고유문화와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전국적이고도 세계적인 축제가 되도록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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