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우리나라의 운송·보관·하역·포장·정보 등 물류활동에 소요된 국가물류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인 8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수송비는 전체 물류비 가운데 72.7%인 63조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같은 해 전국 7대 도시의 교통혼잡비용은 22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7%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물류비 부담은 매출액 대비 11.1%로 일본 5.45%나 미국 9.17%보다 1.2~2배 이상 높다.
물류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로 인식되면서 물류혁신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과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로 부상했다. 오늘날 기업은 물류혁신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 또한 물류가치에 대한 재인식 속에 물류합리화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철도는 지난 1일, 고속철도 개통 6개월을 맞았다. 이 기간 동안 1300만명이 고속철도를 이용했고, 10월부터 12월까지 900만명 정도가 더 이용해 개통 첫해 이용 인원은 모두 22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지난 추석명절 때 고속철도의 위력은 대단했다. 연휴기간 동안 모두 66만 5000명이 KTX를 이용하여 고향을 다녀왔다.
이 고속철도 건설의 직접적인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경부축의 교통난·물류난이었다. 우리 철도는 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고속도로 정체에 따른 수송비 증가를 조금이라도 완화시켜 보고자 일반철도 선로구간에서 발생되는 선로 여유용량에 55개 화물열차를 추가로 투입하여 운용키로 한 바 있다. 이는 1일 화물자동차 2300대분의 대체효과가 있으며, 이를 환산하면 연간 1조 8500억원에 달하는 교통혼잡 해소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기도 했다.
또한, 그 동안 유럽과 동북아 화물수송의 80~90% 가량을 담당해 온 해상운송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 ‘철의 실크로드’에 점차 자리를 내주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러시아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유럽의 파리’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9938km를 달리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실어 나르는 물동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배로 모스크바로 화물을 보내면 약 40일이 걸리지만 남북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하면 화물 운송시간이 절반이하로 뚝 떨어질 것이다.
화물 수송에 있어서 한국철도의 역할은 해를 거듭할수록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에 대한 투자가 아직은 미흡하다. 고속철도가 개통된 후 철도 화물운송이 다소 활기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육상 컨테이너 수송의 10%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주요 항만 지역으로의 연결도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철도가 자동차 1500만대 시대에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려면 철도에 대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철도인프라를 확충해 나가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철도수송이 TSR, TCR, TMR등의 철길을 통해 유라시아 각 지역으로 화물을 수송한다는 비전도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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