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4위권 전력임을 강조하며 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낙관한 것과 달리 한화는 53승74패6무를 기록, 종합순위는 탈 꼴찌를 면한 7위를 차지했지만 최다 패수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당초 기대에 어긋난 성적표를 받아든 한화의 올 시즌을 분석해 본다.
선수영입 낙제…전력 거꾸로 약화
상 - 총괄
한화는 시즌 초 투타에 걸친 전력강화 등을 내세우며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영광의 재현이 목표임을 공공연히 밝혔다.
이런 자신감에는 외인용병 데이비스와 엔젤의 영입으로 인한 공격력의 강화와 문동환, 권준헌 등의 투수진의 보강으로 투타에 걸쳐 안정적인 팀 전력을 구축했다는 믿음이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화가 전력상승의 예로 든 대부분의 장점들은 거꾸로 발목을 붙잡는 취약점으로 변질되며 성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결국 시즌 초 자신하던 최소 5할 승부에 훨씬 못 미치는 53승에 그치며 종합순위는 지난해(5위)보다 2단계나 하락했고 특히 꼴찌 롯데에 비해 패수는 2경기나 많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결과의 최대 원인은 일선에서 뛴 선수들이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구단과 코칭스태프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구단은 팀 전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용병수입에서 또 다시 낙제점을 받았다.
올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현대가 공격부문 3관왕(타격, 출루율, 장타율)에 오른 용병 브룸바의 대활약에 힘입은 바가 큰 것이 증명하듯 용병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한화는 데이비스와 엔젤, 디아즈 등 3명의 용병을 영입했지만 전력상승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즌 초 새로운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엔젤은 수준이하의 수비력 뿐 아니라 타격도 기대치에 못 미쳐 시즌 개막 2달여만에 퇴출됐다. 또한 엔젤을 대신해 영입한 디아즈도 국내의 평범한 선수 이하의 기량으로 한숨을 자아냈다.
또 큰 기대를 걸고 영입한 선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제 역할을 못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송진우, 정민철에 이어 3선발로 기대를 모은 문동환은 시즌 내내 부진 끝에 4승(15패)에 그쳤고 마무리 투수로 영입된 권준헌은 17세이브(1승1패)를 올렸지만 부상으로 시즌 후반에는 등판조차 못했다.
또한 전반기 대활약을 펼치며 팀의 버팀목이 되던 송창식, 김창훈, 고동진 등 유망한 신인선수들의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줄줄이 부상으로 중도 탈락케 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이와 같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투타에 걸쳐 각종 대기록이 수립돼 일말의 위안을 주었다.
우선 투수 중 유일하게 11승을 거두며 제 몫을 해준 송진우가 1700탈삼진(5월 22일 기아), 2500이닝 투구(7월 27일 SK), 180승(8월 7일 삼성)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신종길이 최연소 사이클링 히트(9월 21일 만20세9개월21일)기록을 세우는 등 의미있는 기록이 다수 작성됐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