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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의 7건의 세계문화유산의 분포를 보면 경북, 경남, 전남, 전북, 경기, 서울, 충북(기록유산) 등 거의 유일하게 충남지역에만 세계문화유산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지역의 문화재 중 세계문화유산의 문턱에 와 있는 문화재는 현재 무령왕릉이 유일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에서 잠정적으로 잠정목록을 작성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잠정 목록내에 무령왕릉이 현재 들어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무령왕릉이 한국에서나 유명하지 중국의 북경에 있는 명시대의 딩링(定陵)과 비교해 보아도 그 규모가 너무 작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문화유적을 감상할 때는 그 크기와 외관적인 화려함 보다는 그 유적이 갖고 있는 시대성, 역사성, 문화적 의미를 음미하여야 하듯이 각 문화유적 하나 하나가 갖고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이다.
무령왕릉은 1971년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어 100년만에 한번 있을 정도의 대발굴을 경험하게 하였으며 지석, 금제관식, 석수 등을 포함하는 108종 2906점의 출토 유물들은 백제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할 정도의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학술적으로는 백제, 고구려, 신라의 삼국시대 왕릉 중 유일하게 묻힌 왕의 이름과 연대가 정확히 적혀있었으며, 더구나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서로 인정받고 있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정확하게 일치함으로써 우리민족의 역사기록의 정확성을 증명한 셈이다.
또한 무령왕릉 내부에서 발견된 유물 중 상당수는 일본과 중국과의 연관성을 갖고 있다.
우스갯 소리로 1500년전에도 외제를 좋아했는가라고 할 수 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외국과의 물자 교역이 왕성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1500여년전 당시 동북아시아 지역의 무역중심 역할을 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늘날 국가중심정책 중의 하나인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정책이 이미 1500여 년전의 백제의 국가정책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 했는지.
이러한 중요한 대발견을 해 놓고도 우리 지역민들은 그 가치 재발견과 관광활용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발 벗고 나섰다가 안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경제 살리기에 우선 예산을 투자해야지 그냥 있어도 되는 문화재에 무슨 투자가 필요한가 등 부정적인 우려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무 결실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일단 되면 국제기구를 통하여 전세계적으로 홍보가 되고 있으며 그 부수적인 효과로 국내는 물론 해외 특히 일본 관광객의 숫자는 현저히 증가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1997년 우리나라가 IMF 위기를 맞아 온 나라가 갈 길을 잃고 방황할 때, 프랑스의 한 유명일간지 사설은 한국이 앞으로 경제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지역에 있는 세계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를 우리지역의 지역민과 전문가 및 행정가들의 노력부족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다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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