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칼럼]중소기업인의 기를 살리자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상아탑칼럼]중소기업인의 기를 살리자

  • 승인 2004-10-06 00:00
  • 이동형  한밭대 교수이동형 한밭대 교수
최근 우리 중소기업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속되고 있는 자금난과 인력난 그리고 최근의 유가급등과 원자재난으로 인해 거의 빈사상태에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조사에 의하면 중소제조업체들의 가동률은 지난 해 2월 이래 정상가동률 80%를 회복하지 못한 채 60%대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대부분 영세 중소기업들은 폐업신고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얼마 전 스위스경영개발원(IMD)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60개 국가 및 지역경제권 중에서 35위로 평가했는데 아시아에선 싱가포르(2위), 홍콩(6위), 중국(24위), 인도(34위)보다 뒤진 순위였다. 이렇듯 낮은 우리의 국가경쟁력 때문인지 지금 우리 경제는 활력을 상실한 듯 보인다. ‘중소기업이 잘 돼야 경제가 산다’라는 말이 요즘처럼 가슴에 와 닿는 때도 없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견실한 중소기업들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 중소기업은 우리의 미래이다. 중소기업이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고용창출의 중추적 역할을 할 때 우리 경제의 주름살이 펴지고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많은 정책적 지원을 해 왔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게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종래의 보호육성위주의 중소기업정책에서 탈피하여 자율과 경쟁을 촉진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틀을 전환해 나가려하고 있다. 예컨대 중소기업 보호정책의 간판격인 ‘단체수의계약제도’의 폐지를 위한 관련법률이 이번 국회에 상정되고 또 다른 보호막인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도 금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단체수의계약제도’는 일부 조합들의 편중배정, 연고배정 등 편법적 제도 악용사례가 많았고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는 고유업종의 장기화로 기업의 경쟁력강화보다는 오히려 자생력 저하를 가져왔다는 점이 주된 폐지이유이다.

물론 이러한 제도개선은 ‘경쟁과 시장논리’측면에서 보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으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으나 자금난 등으로 하루하루 지탱하기도 힘든 영세한 중소기업의 현주소를 볼 때 과연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제도개선이 성공하려면 체계적이고 철저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여 개선책과 대안을 함께 마련, 보다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정책적 지원이나 제도개선 문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기업인 특히 중소기업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정말 힘들게 회사를 유지해 나가는 중소기업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애국자가 아닌가 싶다. 당장 기업의 문을 닫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회사 근로자들의 생계책임 때문에 힘겨운 고행의 길을 가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만 잘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할 일은 이처럼 성실한 기업인이 우리사회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풍토 조성이다. 우선 중소기업인들의 기를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 또 우리 중소기업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중소기업인들은 불굴의 기업가정신으로 새로운 기술개발과 제품품질향상을 위해 신명나게 노력할 것이고 이것이 결국 경제를 회생시키고 국가경쟁력을 키우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인들이 쏟아온 땀과 열정에 깊은 찬사를 보내며 다시 한번 그들의 힘찬 도전을 기대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