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2교시 율동 시간이 되면, 우리 교실은 웃음꽃이 활짝 피어난다. 싱글벙글 하하호호 웃으며 짝과 손을 마주잡고 ‘자이브’를 추는 아이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스텝을 맞추어 보다가는 “선생님, 얘랑 하면 자꾸만 틀려요. 박자가 이상해요”, “정희랑은 키가 안 맞아 팔이 아파요. 파트너 바꾸어 주세요.”, “대식이가 제일 잘해요.” 하며 제법 파트너에 대한 평가도 한다.
2년 전부터 취미로 시작한 댄스스포츠를 아이들에게 지도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올해 특수학급을 맡아 6명의 아이들을 만나면서부터다. 내가 가르치게 된 어린이들은 2학년 1명, 3학년 2명, 4학년 2명, 5학년 1명인데, 각각 지도해야 할 교과, 선호하는 활동, 학습 태도 등이 모두 달랐다.
수업에 대한 흥미는 없고 장난감만 가지고 놀려는 아이, 입을 꽉 다물고 묻는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으며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 자기에게만 관심을 보여 달라며 계속 보채는 아이 등.
같이 생각하고 같이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낸 것이 댄스스포츠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따라하기 쉽고 운동량이 많은 ‘자이브’를 선택했다. 율동을 통해 닫힌 마음을 열고 즐거운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면 학교생활에 즐거움과 자신감을 갖게 되고 나아가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갖게 되는 동기가 될 것이라 생각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상에 엎드려 있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바른 자세 형성과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에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됐다.
연습이 한창이던 어느 날, 지금까지 배운 동작을 연결하여 멋지게 춤을 완성한 후 인사하는 법을 알려주었더니 4학년 경수는 “선생님, 우리도 운동회때 운동장에서 이거 무용으로 해요” 라며 자신 있는 표정으로 당당히 요구한다. “선생님이 예쁜 종이 옷도 만들어 줄까?” 라고 제안하자, 좋아라 팔짝팔짝 뛰던 2학년 정희. 모두모두 대견하기만 하다.
특수학급에서의 수업이 끝나고 원적학급으로 돌아가는 시간 “딴따다다 따다다단따” 흥얼흥얼거리며 걷는 아이들의 뒷모습에 저절로 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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