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같은 원인으로 한번 이상 위기가 되풀이 되었다면 적어도 다음 위기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분명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원자재 대란도 중국측의 폭발적 수요가 예외적인 현상이었을지라도 세계경기의 회복과 공급애로는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는 사실이 예견되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들이 높은 생산비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원자재의 가격 등락에 따라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으며 다소 여력이 있다면 중국 등 국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려하고 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제조업에 필요한 해외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올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비철금속(알루미늄, 전기동 등)의 경우 수입원자재 가격 변동이 업종별 생산비에 미치는 영향 및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장기적으로는 해외 개발투자를 늘리고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공급선다변화를 꾀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축이 대안이다.
현재 유일한 국가 비축기능은 조달청이 담당하고 있으며 전기동,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과 일부 임산물 등에 국한되어 있다. 품목의 적정성은 사기업의 발달, 유통발달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를 반영한다지만 비축규모는 유사시 적절하게 대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일부 시각에서는 지나친 사업논리로 장기비축의 효과를 폄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이고 세계 최고의 IT 강국이다. 그렇다고 비교우위에 있는 휴대폰만 만들고 절대열위에 있는 농업과 제조업 등은 포기해야 하는가? 아무리 자유무역 신봉자라고 할지라도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내수 침체경제에서는 부가가치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창출 또는 보전도 매우 중요하다. 튼튼한 중소기업의 기반위에 대기업도 설자리가 있는 것이다.
조달청과 관련 부처에서도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다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황과 불안을 겪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장·단기적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생각이 옳으면 행동으로 옮기라 했고 행동은 시기에 맞게 하라고 했다. 그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