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칼럼]철도는 내 여정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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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칼럼]철도는 내 여정의 친구

  • 승인 2004-10-02 00:00
  • 맹달영 철도청 대전지역본부 시설과장맹달영 철도청 대전지역본부 시설과장
철도와 인연을 맺은지 27년째….


뒤돌아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지나간다.

온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이 철길에 내게도 작지만 소중한 추억이 하나 있다.
당시 내 나이 20세 때 처음으로 기차를 타봤다.

그때는 지금처럼 흔한 기차 여행이란게 없었고 오로지 목적이 분명한 행선지에 도달하기 위한 교통수단일 뿐 이었다.

나 역시 여행을 목적으로 기차를 탄 건 아니었지만 여행 그이상의 설렘이 있었다.
30년전의 기차는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정말 위험천만했다. 기차가 달리는 순간에도 출입문이 열려있다면 더 이상 말 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여객의 안전이 이러니 편의시설은 생각지도 못할 수준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연로하신 할머니께 자리를 내어주고 입석으로 가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 다리가 아팠는지 아내는 객차 밖으로 나가 서성거렸다. 물론 나는 뒤따라 나갔다. 기차의 마지막 객차라서 문을 열고 나가니 기차가 달려온 선로가 보였다.

흔히 영화속에서 많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바람에 찰랑이는 머릿결 마저 아름다웠던 아내와 아내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풍경. 아직도 설렐 수 있는 묘한 마법을 지녔다.

그렇게 처음만나 2년 뒤 나는 그 자리 그 풍경에서 두 레일처럼 영원히 함께하자며 청혼을 했고 인연이 깊어 반평생을 철도에 몸담고 있다.

지금의 우리 철도는 참 대단하다. 안전시설은 물론 고객중심경영까지 말이다.
비행기보다 편리하고 대중교통보다 빠르며 안전한 철도야말로 우리 국민의 두발이자 산업발전의 한 기둥이라 하겠다.

특히 현 21세기. 4월 1일 KTX개통! 이것 이야말로 철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통일되고 쭉쭉 뻗어가는 선로가 유럽까지 이어지는 그 광경을 상상해 보라. 온 몸에 전율을 여러분들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아내를 처음 만난 그때의 추억으로 KTX표를 구입해야겠다.
그리고 달걀 두 개와 사이다를 한 병 사 들고 바다를 보고 와야겠다. 100여 년 역사만큼 추억도 화려한 이 곳에 젊은 시절의 열정을 묻은 보람이 컸다.
이렇게 행복한 기분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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