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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과 아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만큼이나 부드럽고 은은한 색감의 그림들은 어른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도 충분한 동화다.
어느날 친구 도깨비를 만나고 7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거인은 자신의 정원에서 놀고 있는 동네 아이들을 쫓아내고 정원 주변에 높은 담을 쌓는다.
아이들을 쫓아낸 뒤부터 정원에는 북풍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만 계속된다. 마을에 봄이 오고 여름이 와도 거인의 정원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겨울.
어느날 거인의 정원에도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찾아든다. 알고보니 담에 난 작은 구멍으로 아이들이 정원에 숨어들어 놀고 있었던 것. 거인은 그제야 자신의 정원에 겨울만 계속됐던 이유를 깨닫고 담을 허물고 나무에 오르지 못해 울고 있는 작은 아이를 들어올려 나무 위에 앉혀준다.
작은 아이가 떠나고 아이를 그리워 하면서 어느덧 노인이 된 거인은 어느날 손과 발에 못자국이 난 그 아이를 정원에서 다시 만난다. 아이는 예전에 거인이 베풀어준 친절에 감사하며 자신의 정원인 천국으로 거인을 인도하고 그날 오후 정원에 놀러온 동네 아이들은 하얀 꽃에 뒤덮여 정원에 누워있는 거인을 발견한다.
아나스타샤 아키포바 그림. 고대영 옮김. 길벗 출판. 36쪽.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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