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매각을 위한 정리계획안이 24일 채권관계인 집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7년여에 걸쳐 표류해왔던 한보철강의 매각작업이 우여곡절끝에 모두 완료됐다.
한보철강은 지난 97년 부도로 국가 외환위기의 시발점을 제공했다는 오명을 쓴채 그동안 네이버스컨소시엄이나 AK캐피탈 등과의 매각 계약이 번번이 무산되는 등 난항을 겪어왔다.
비록 이번 매각도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과 막판 우발채무 처리방안을 둘러싼 채권단의 이견 등으로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매각절차가 최종 마무리됨으로써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결실을 보게 됐다.
이에 따라 인수자인 INI스틸 컨소시엄은 오는 10월초 한보철강 인수합병식을 갖고 본격적인 당진공장 시대의 개막을 선언할 예정이다.
철강업계는 한보철강의 매각이 완료됨에 따라 부실 업체의 처리 문제가 매듭지어지면서 향후 당진제철소의 정상화가 본격 추진됨은 물론 이를 통해 철강재의 공급부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국내의 열연강판 수입규모는 연간 500만t에 달하며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A지구내 열연공장(연산 180만t)이 재가동되면 연간 9억달러에 달하는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공사가 중단된 B지구 열연공장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면 총 390만t의열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그동안 포스코의 열연강판 독점 체제가 붕괴되면서 열연강판 생산시장이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등 적지않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서도 향후 자동차 생산 확대에 대비해 자동차용 강판재의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철강업계는 또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향후 용광로를 건설해 쇳물에서 슬래브를거쳐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일관제철소 건립에도 도전할 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한보철강 매각이 성사됨으로써 500여명에 달하는 한보철강 임직원은 물론 당진군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INI스틸 컨소시엄이 당진제철소의 정상화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약 2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대규모 신규 투자가 이뤄지고, 향후 정상가동을 위해 3천여명의 인력이 채용될 것으로 보여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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