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를 글자 그대로 말하면 이렇다. “옳은 것 옳다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지는 않고 그른 것 옳다하고, 옳은 것 그르다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그른 것 옳다하고, 옳은 것 그르다함은 그것이 그른 것이 아니고 옳은 것 옳다하고, 그른 것 그르다함은 이것이 시비일세.”
이 시는 자신도 모르게 조상을 비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없다하여 삿갓을 쓰고 팔도를 유람하면서 주옥같은 시를 지었던 조선조 철종때 방랑시인으로 유명한 김삿갓(김병연)의 시다.
나는 이 시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내마음을 적절히 묘사한 것 같아 인용해 보았다. 나는 지역에서 지역의 대소사를 관여해 오던중 1991년 7월, 중단 30년만에 풀뿌리 민주주의라 불리는 지방자치가 실시되었고, 지역민들의 요청에 의해 의회에 진출하게 되었다.
나 또한 의회에 들어가서 제도적으로 지역민들의 복지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기초의회인 동구의회에 진출하여 초대 의장을 역임하고, 다시 지역민의 선택으로 대전광역시의회에 진출 하여 연2회에 걸쳐 시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지역의 살림과 현안을 믿고, 맡겨준 지역주민들 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지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나는 평소 생활신조도 그러했지만 의정활동과정에서 내소신과 원칙이라고 생각되는 일에 어긋나면 뜻을 굽히지 않아 너무 강경론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시민의 대표인 의원 눈으로 보면 시민의사에 반하고 현실적으로 맞지 않음에도 관행과 제도에 얽매인 경직된 행정추진이 많이 있다. 또한 더 좋은 대안이 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여 적당히 그리고 소신없이 일을 처리하려 한다. 그럴 때면 의원신분으로서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확인된 사항은 물론이지만 확인되지 않았어도 개연성이 있으면 의원은 모든 가능성에 대해 지적함으로써 시민의 혈세로 이루어지는 시정추진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바르게 집행되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 의원의 본분이라 생각한다. 이렇듯 옳은 일을 옳다고하고 그른일 그르다 하면 시비를 건다고 생각한다. 또 적당히 타협해 주기를 바라지만 그러하지 않으니 너무 강하다고 한다. 콩을 팥이라고는 못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약간은 불합리하더라도 그 일이 시민대다수 이익과 지역발전에 꼭 필요하다면 비난을 받더라도 이에 따르는 것이 의원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김삿갓의 시 是是非非非是是 (옳은 것 옳다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에 언급된 것과 같다. 시민의 대변자인 의원의 의정활동과정에서의 모든 초점은 주민복지 증진과 지역발전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일부 시민, 일부 지역에 불이익이 있다하더라도 장래를 위해 또 지역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이해관계인 등, 지역민을 설득 해야 한다.
是非非是非非是(그른 것 옳다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건 아닐세)의 시구에서 말한바와 같다. 가끔 내가 의정단상에서 나의 모습을 반추해 보면서 어쩌면 김삿갓의 시 是是非非가 나의 모습과 비슷할 때가 많은 것 같아 몇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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