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노인에게 일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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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노인에게 일자리를…

  • 승인 2004-09-18 00:00
  • 장곡 계룡산 갑사 주지 서구노인종합복지회관 관장장곡 계룡산 갑사 주지 서구노인종합복지회관 관장
얼마 전 둔산동 샘머리공원에서 서구노인종합복지회관 주최로 노인 일자리 마련을 위한 ‘한마음 나눔 장터’가 열린바 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많은 노인들이 일자리를 원하고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노인들이 일할 곳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구촌은 출산율의 감소와 평균수명의 증가로 인구의 노령화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금세기 인류에게 큰 문제로 닥친 것이 노인문제이다. 인류역사상 전례가 없는 세계인구의 급속한 노령화는 인류의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몰고 올 조짐이다.

한국도 예외 없이 노인국가가 됐다. 인구통계상 전 인구의 7%가 넘으면 고령화사회로 치는데 한국은 2000년 인구통계조사에서 65세 이상 노령층이 337만2000명으로 전체 내국인 인구의 7.3%를 차지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어린이 인구가 줄고 평균수명이 연장되어 노인인구의 급증이 예상된다.

노인문제에 대한 대책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일이라는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인들 세상이 되고 있는데 그들을 홀대한다면 바로 스스로를 괄시하는 것과 같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은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른바 ‘시니어클럽’이라고 해서 노인 일자리 창출사업을 전국의 복지관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대전에서는 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직원들이 노인 일자리를 하나라도 얻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기침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같은 은어가 나오겠는가. IMF때 보다 심하다는 경기불황은 ‘청년실업자들’까지 양산하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노후에 행복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정년을 맞아 직장을 나온 노인들 중에는 사회 경륜과 더불어 아직 건강한데도 마냥 무료하게 논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가.

석가모니 부처님은 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일대사(하나의 큰 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에 오셨다. 어린 왕자시절 석가모니는 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다가 출가하여 6년 간의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태어나면 누구나 나이가 먹어 늙어서 노인이 된다. 사는 게 힘들었던 지난 시대에는 평균수명이 낮아 노인도 적었다. 그 시대에는 노인의 부양은 당연히 자식의 몫이었다. 그런데 경제가 발전한 요즘 시대의 노인들은 마냥 자식의 부양만을 원치 않는다. 제3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는 노후인생을 자신들이 지키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후의 여생을 잘 보내도록 지원해주는 노인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늘그막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생애를 마무리하고 종국적인 성공을 거두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가 결정된다. 노인들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원해주는 사업에 많은 기관과 업체, 후원자들이 돕고 있어서 우리 사회의 인정과 희망을 느끼며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다.

많은 노인들에게 격려와 기쁨을 주는 일자리 창출사업은 조금만 배려를 해도 가능하다. 잠시 노는 땅을 빌려주어도 그곳에서 노인들이 농사를 지어 수확을 거두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노인문제에 대한 많은 관심과 뒷받침은 우리 모두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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