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상생의 선택’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목요세평]‘상생의 선택’

  • 승인 2004-09-09 00:00
  • 구기찬 대전시행정부시장구기찬 대전시행정부시장
요즘 유행처럼 쓰는 단어 중에 ‘상생(相生)’이라는 말이 있다. ‘상생의 정치’, ‘상생의 경제’에서부터 ‘상생의 리더십’이라는 말까지 쓰인다. ‘상생’은 게임이론(game theory)을 떠올린다. 서로 상충적이고 경쟁관계에 있는 개인이나 집단이 최적의 결과를 가져오는 선택 과정을 모형화한 이론이다.

게임의 결과는 참여자들의 선택에 따라 크게 3가지로, 서로에게 손실을 주는 경우(minus-sum), 한쪽엔 이득이 되나 다른 한쪽엔 손실을 가져오는 경우(zero-sum), 그리고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경우(plus-sum)로 구분된다. 물론 플러스-섬(plus-sum) 게임이 ‘상생의 게임’이고 ‘상생의 전략(win-win strategy)’이다.

분권과 분산은 21세기 시대적 흐름이자 국정의 화두다. 종래의 집권·집중형 국가발전모델은 국가경영의 효율 면에서나 분배의 형평 면에서도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지난 3~40년에 걸쳐 중앙집권(中央集權)과 수도권 일극집중(一極集中)에 의한 압축성장은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중앙과 지방,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간의 심각한 불균형이 자리잡았다.

수도권은 집중 과밀화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과 폐해로 몸살을 앓고 있고, 지방은 저개발 저성장의 악순환에서 허덕이고 있다. 그러한 현상은 시일이 지날수록 구조화·고착화되고 있음을 각종 경제·사회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고 상생의 선순환 구조로 바꾸고자 하는 핵심적인 국정 어젠다(agenda)라 할 수 있다. 범국민적인 관심과 높은 기대 속에 추진되고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 과제는 지난 8월 11일 이전지를 최종 확정 발표했다.

곧 세부적인 토지세목조사 과정을 거쳐 금년 연말까지 예정지역을 지정·고시하고 내년부터는 토지수용과 보상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구체적인 도시건설을 위해 금년 12월 도시설계에 관한 국제현상공모에 들어가고 내년 6월부터 신행정수도 실시설계 작업에 들어감으로써 신행정수도는 한발한발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신행정수도건설 특별조치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판단을 앞두고 있고, 정당간에는 정치적 공방이 가열되는 등 신행정수도를 둘러싼 정치적·법적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 신행정수도 건설을 갈망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선거를 통한 공론화 과정과 압도적 다수결에 의한 국회입법 등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와 법적근거하에 추진되고 있는 국정대사에 대해 뒤늦게 국민적 합의와 법적 정당성 등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대의정치 원리와 법치주의 원칙에도 전혀 부합되지 않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신행정수도가 어떤 정파적·지역적인 이해 관계에 따라 정략적으로 이용되거나 대중 선동적인 여론몰이식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한다. 이제는 더 이상 소모적인 찬·반 논쟁이 아니라 신행정수도를 실제로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범국민적인 중지를 모아나가기 위한 보다 전향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요컨대, 신행정수도 건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명제가 되었다. 그리고 신행정수도는 결코 하나의 신도시 건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토공간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분권·분산이라는 시대흐름에 맞게 국가경영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감으로써 항구적인 국가발전과 국민통합을 달성하고자 하는 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국민 모두가 ‘상생하는 길’임을 재차 강조할 필요도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