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나폴레옹 3세는 “중국을 잠자게 두라, 중국이 깨어나면 세상을 뒤흔들 것이다”라고 했고, 역사학자 토인비는 “19세기가 영국의 역사라면 20세기는 미국의 세기이고,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중국은 산업혁명 이전에는 한때 천하를 호령하기도 했지만 산업혁명 이후 한 세기 동안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하지만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잠을 깨게 한 후 중국은 고도 성장을 이어온 결과 세계 4위의 통상대국으로 성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국가가 되었다. 2010년과 2039년에는 각각 세계총생산과 경제규모에서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고도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대국으로 성장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저렴한 인건비,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기존 개도국 발전모델과는 달리 노동집약산업, 자본집약산업, 첨단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력이 높은 우리나라를 곧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는 듯 하다.
얼마전 중국 과학기술부는 중국이 10년 후 차세대 이동통신과 인터넷, 나노 핵심기술, 생명공학 등 10대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중국기술전망보고’를 발표했다. 특히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에, 단백질체(proteom) 분야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5년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줄일 뾰족한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핵심기술 개발과제와 중국의 미래 첨단기술분야의 대부분이 중복되면서 양국 간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이 불가피 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중국의 222개 기술개발 과제를 한국의 산업기술혁신 5개년계획(산업자원부), 국가기술지도(과학기술부)의 핵심기술과 비교한 결과 양국의 중점개발 과제의 70% 정도가 일치하거나 유사하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생명공학 분야도 인간 유전체, 줄기세포, 바이오신약, 동식물유전자 변형기술 등 매우 유사하다.
중국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지원해온 반면, 우리나라는 기초과학보다는 산업기술을 중심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해 왔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기술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아직까지는 시간적인 격차가 있다는 안도감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드는 것보다 안타까운 것은 미래전망도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최근 과학기술 입국이라는 기치 아래 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시키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정부수립 이후 초유의 놀랄 만한 변화이다. 그만큼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리가 중국과의 기술경쟁, 나아가 세계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 산업의 씨앗이 되는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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