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중국과 원천기술로 승부하자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월요아침]중국과 원천기술로 승부하자

  • 승인 2004-09-06 00:00
  • 양규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양규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신화의 나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비록 미국에 뒤져 2위에 그쳤지만 차기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을 제치고 선두에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에 차있다.

일찍이 나폴레옹 3세는 “중국을 잠자게 두라, 중국이 깨어나면 세상을 뒤흔들 것이다”라고 했고, 역사학자 토인비는 “19세기가 영국의 역사라면 20세기는 미국의 세기이고,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중국은 산업혁명 이전에는 한때 천하를 호령하기도 했지만 산업혁명 이후 한 세기 동안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하지만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잠을 깨게 한 후 중국은 고도 성장을 이어온 결과 세계 4위의 통상대국으로 성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국가가 되었다. 2010년과 2039년에는 각각 세계총생산과 경제규모에서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고도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대국으로 성장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저렴한 인건비,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기존 개도국 발전모델과는 달리 노동집약산업, 자본집약산업, 첨단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력이 높은 우리나라를 곧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는 듯 하다.

얼마전 중국 과학기술부는 중국이 10년 후 차세대 이동통신과 인터넷, 나노 핵심기술, 생명공학 등 10대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중국기술전망보고’를 발표했다. 특히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에, 단백질체(proteom) 분야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5년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줄일 뾰족한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핵심기술 개발과제와 중국의 미래 첨단기술분야의 대부분이 중복되면서 양국 간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이 불가피 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중국의 222개 기술개발 과제를 한국의 산업기술혁신 5개년계획(산업자원부), 국가기술지도(과학기술부)의 핵심기술과 비교한 결과 양국의 중점개발 과제의 70% 정도가 일치하거나 유사하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생명공학 분야도 인간 유전체, 줄기세포, 바이오신약, 동식물유전자 변형기술 등 매우 유사하다.

중국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지원해온 반면, 우리나라는 기초과학보다는 산업기술을 중심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해 왔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기술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아직까지는 시간적인 격차가 있다는 안도감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드는 것보다 안타까운 것은 미래전망도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최근 과학기술 입국이라는 기치 아래 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시키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정부수립 이후 초유의 놀랄 만한 변화이다. 그만큼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리가 중국과의 기술경쟁, 나아가 세계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 산업의 씨앗이 되는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줄 것을 당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