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뭐라 꼬집어 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오늘 우리 사회의 내홍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산적한 민족 내면의 문제는 내팽개치고 너무나 서구 물질주의만 신봉했던 적폐는 아닐까? 우리들의 소중한 정신 문화마저 서구 문화에 빼앗긴 업보는 아닐까?
보통의 사회 현상 속에 나타나는 갈등과 대립은, 인간들이 지성적이지 못함에서 비롯한다. 민족문화를 중히 여기는 나라들은 이미 추앙 받는 자리에 올랐고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아직도 피지배자의 자리에 굴복해 있다. 이렇듯 역사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자기다워 지려는 삼라만상의 속성, 그것이 우주가 영속하는 대자연의 섭리요, 이치다. 이것이 역사를 가벼이 여기는 우리가 현실을 되짚어 볼 가장 큰 이유다. 물질에 지배당한 세상보다, 정신이 물질을 지배하는 세상이 훨씬 더 아름다울 것이라는 믿음으로 세계는 문화의 21세기를 열었다.
그리고, 그들은 인류의 혼이 깃 든 문화유산 지키기에 팔을 걷었다. 아름다운 존재를 위한 행보를 시작 한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20세기 황금만능의 꿈속만을 헤 매고 있다. 많이 가지면 행복하다는 개발시대의 환상을 떨치지 못하고 말이다.
어떠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남보다 더 많이 가지기만 하면 행복 할 것이란 생각은 큰 오산이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듯, 남보다 훨씬 많은걸 가졌다고 행복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내가 나다워 지고픈 노력, 우리가 우리다워 지고픈 노력이 없는 행복은 사상누각 일뿐이다.
풍요로움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 우리의 몸을 웰빙하는 일도 급하고,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될지도 모를 만큼 만신창이가 되어 가는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도 화급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보다 더 급한 건, 이미 나와 당신의 몸을 떠난 혼을 되찾아 내는 일이다.
우방이라던 중국은 동북 공정이란 해괴한 짓거리로 우리의 역사까지 빼앗겠다고 길길이 날뛰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도 제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 이제는 아예 신사 참배를 드러내 놓고 하는 철면피가 되어 버렸다. 정말 믿을 놈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다.
그렇다. 우리는 더 이상 강대국의 업신여김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하루 빨리 소유형 인간에서 존재형 인간으로 귀의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민족의 우월성도 되찾고,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민족의 자존도 되찾아야 한다.
이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 지켜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선조 들의 피를 이 강산에 뿌렸는지를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나라야 어떻게 되든 말든 개의치 않고, 모두가 오늘처럼 물질주의로만 올인 하면, 나라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나라가 길라잡이를 잘못해서 따르는 사람을 헷갈리게 해도 그렇다. 일찍이 시대정신을 거스른 자가 역사의 주역으로 살아 남았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다. 이미 쥐라기에 지구를 떠난 공룡 이야기는 들었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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