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오심이 남겨준 교훈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의정칼럼]오심이 남겨준 교훈

  • 승인 2004-09-02 00:00
  • 유성구의회 의장 신현관유성구의회 의장 신현관
온 국민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아테네 올림픽이 17일간 타올랐던 성화의 열기를 덮고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당초 예상했던 종합순위 10위권에 들었으니 조그마한 분단국가의 젊은이들이 세계의 강호들과의 승부에서 보여준 그 투혼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올림픽이라는 인류의 대제전을 위해 수년간 땀방울을 쏟아내며 훈련해 왔던 선수들의 노고가 공정치 못한 심판 판정으로 인해 헛되이 스러져 버린 사실에 대해 우리 모두는 분노와 허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올림픽이라는 것은 이념과 체제, 그리고 국력의 크고 작음과는 무관하게 순수한 육체적·정신적 기량을 겨누는 경쟁의 장이다. 따라서 선수들의 기량을 검증하는 심판은 일체의 사심없이 객관적으로 선수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심판도 사람인지라 체조경기와 같은 심판의 주관적인 채점이 들어가는 경기에는 어느 정도 불이익을 감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출발점수에서 오심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만한 사유를 대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작용하는 힘의 원리가 스포츠계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하나의 사례라 할 것이다.
이제 올림픽을 떠나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와 보자.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관념적으로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결과에 승복하는 기본적인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큰 틀은 부분적인 면에서 보완할 수는 있겠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지하는 사회의 운영원리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속에서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켜지지 않고 소수의 영향력에 의해 사회가 바라는 이상적인 가치가 훼손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음을 목격하곤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다양한 가치가 때로는 상충되고 때로는 조화를 이루는 다원화된 사회이다.

이처럼 복잡다기한 사회가 그나마 질서를 유지하고 작동될 수 있는 것은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게임의 룰이 작동하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곧 원칙에 대한 합의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도출하기 위해 수많은 갈등의 과정을 겪기도 한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결과에 승복하는, 그리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정착된 사회이다.
하지만 힘의 원리가 작용되는 국제사회에서는 한 국가의 국력과 영향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게임의 룰이 정해지거나 불합리한 룰이 만들어지기도 하며,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이는 우리가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현실속에서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이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힘있는 세력에 의해 룰이 훼손되지 않도록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결과에 승복할 수 있고 앞으로 펼쳐질 보다 나은 경쟁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음을 이번 아테네 올림픽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