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건설경기 활성화와 부동산 투기의 재연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양날의 칼’같은 관계를 보이는데 있다.
그러면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키면서도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는 대책은 없는가. 그 해답을 우리는 적극적인 해외건설시장 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37억 7천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까지 37억 달러까지 추락했던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연말까지 60억 달러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동안 관심밖에 있던 해외건설시장이 주목되는 것은 고유가로 중동지역에 오일머니가 집중돼 건설붐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어려움에 직면한 국내 건설업체의 회생 및 경기활성화에 촉매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은 1차, 2차 오일쇼크 당시 중동 산유국으로부터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들임으로써 경제위기를 넘기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을 뿐 아니라 개발연대 고도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02년까지 해외건설을 통해 벌어들인 순 외화만도 260억 달러에 달하고 연 30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건설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물론 수주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와 같이 저임 노동력에 의존하는 토목사업 위주로는 더 이상 세계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란 어려워 보인다. 왜냐하면 작금의 해외건설시장은 설계·시공능력은 물론 나아가 파이낸싱 능력까지도 요구되는 형태로 급변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건설업계가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세계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부문을 선택하여 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즉 해외건설시장에서의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04년 현재 연 350억 달러로 추정되는 세계철도건설시장은 이 전략에 부합되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고속철도는 프랑스, 일본, 독일 등 고속철도 선진국 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호주 등 주요국가들이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중 이거나 계획중에 있어 시장의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다.
우리 공단은 세계에서 5번째 고속철도인 경부고속철도를 우리의 손으로 건설함으로써 얻은 값진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세계철도시장 진출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하루 아침에 원하는 결실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고속철도건설의 기획, 설계 단계부터 건설후 사후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대한 수행능력을 높이고, 유기적 시스템적 결합이 요구되는 철도산업의 특성에 부합되는 산-학-연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해외진출전략을 수립·추진해 나간다면 우리의 KTX가 반도체와 같이 21세기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반드시 오게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