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창간 53주년 특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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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 교수<창간 53주년 특별 인터뷰>

“21C 생명공학 혁명 한국서 발현”

  • 승인 2004-09-01 00:00
  • 대담=조성남 편집국장대담=조성남 편집국장
▲  황우석 교수
▲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복제성공 난치병 해결 길 터 무균 돼지 복제 진척 장기제공 ‘눈앞’
“충청인으로서 지역위한 사업에 관심”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 세포배양에 성공해 인류의 최대 난제인 난치병 정복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준 서울대 황우석 교수. 세계적 연구업적을 낸 사람이라면 스스로 우쭐해 할 법도 하지만 황 교수는 자기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겸손함과 남들을 배려할 줄 아는 아량을 지닌 세계 과학기술계의 거성(巨星)이었다.

본보는 창간 53주년을 맞아 황 교수를 만나 이종 동물간 장기이식의 의미, 과학가치와 생명존중에 대한 견해, 건강 유지비결, 남다른 지역 사랑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 세포배양에 성공해 세계적으로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으로 떠올랐으며 주식시장에서 줄기세포 관련주가 상종가를 치는 등 이른바 '황우석 효과'라는 말이 생겨 났는 데 자신의 인기비결을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나의 연구성과나 과정에 대해 알려진 것 중에는 때로는 당혹스런 부분이 많을 정도로 과장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황우석 효과'라는 말을 들을 때나 인기가 좋다는 말을 들을 때면 쑥스럽기도 합니다.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의학·과학적 접근이 어제, 오늘 있었던 일이 아니며 세계적으로 수십 년에 걸쳐 이를 치료하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이루어져 왔으나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해결책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우리 연구팀이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하면서 인간의 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함께 과학적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건 씩 계속 기대에 찬 요청과 문의가 들어오지만 바이오 의료기술을 난치병 해결에 적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가 난치병 정복에 나섰음에도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줄기세포 복제를 일궈냈다는 국민적 기대가 있기 때문에 목표하는 연구를 꼭 달성해야 하겠다는 책임감이 듭니다.





-이종 동물간 장기이식, 무균 미니 돼지 복제 연구나 호랑이 복제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같은 연구의 의미와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어떤 혜택이 돌아올지 궁금해합니다.


▲무균 미니돼지 복제는 상당히 진척돼 있습니다. 이 연구는 동물의 장기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종장기 연구인데 전제 조건은 사람 사이즈로 미니화 된 미니돼지와 돼지 안에 아무런 균이 없는 무균돼지 라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이를 이용해 최근 사람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돼지를 생산했습니다.(이를 이용해 사람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돼지의 생산연구가 상당히 진척돼 있습니다.)

사람의 장기 전체는 줄기세포 연구에서 얻을 수 없으며 인공 장기 연구는 미래 의료산업에서 줄기세포와 함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또 줄기세포로부터 얻을 수 없는 사람의 장기를 동물로부터 얻어야 하는 데 최근의 성과는 21세기 생명공학의 혁명은 한국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늘로부터의 혜택이며 국운입니다.

반면 호랑이 복제 연구는 멸종된 어느 동물들을 복원시킨다는 의미인데 대단히 어려운 분야이며 지금도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에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충북 오창 과학산업단지에 국가영장류센터 기공식이 있었는데 이 센터가 우리나라 바이오 장기 개발에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설명해 주십시오.

▲생명공학 연구에서 장기, 신약개발, 세포치료 등은 영장류에 대한 적용시험이 필수적입니다.
애석하게도 그 동안 우리나라에는 영장류의 전 임상 실험을 위한 연구 인프라가 없었습니다.

새로운 장기나 신약을 개발해도 우리나라가 이를 상품으로 만들 수 없었던 이유도 연구 인프라가 없었기 때문이며 과학기술을 한다는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수치였습니다.

이번 센터 건립을 계기로 해서 영장류를 이용한 전 임상 실험 활성화 등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불교신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난치병 치료를 지향하는 과학의 가치와,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의 가르침이 상충되는 면도 있다고 보는데 견해를 밝혀 주시죠.

▲우선 종교에 따라 특정과학 분야를 보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종교인들을 만날 자리가 있었는 데 서로에 대해 오해가 있는 부분들을 설명하면 오해가 쉽게 풀립니다.

특히 불교계 인사들은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인지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에 이해가 무척 빠릅니다. 예컨대 90kg짜리 종돈을 만들어 잡아먹을 것인가, 아니면 사람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돼지를 사용하는 것이 돼지의 내재적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이는 모든 가치판단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가치중심을 인간에게 둘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과학연구와 생명윤리의 조화를 위해서는 과학자와 종교계 인사들의 다양한 의견교류와 가치판단의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고 들었습니다.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특별히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매일 새벽 동네 목욕탕에서 냉·온탕을 번갈아 가며 몸을 단련하고 단전호흡을 합니다.

단전호흡을 하면서 평소 나를 곤란하게 만든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생각하며 기도를 합니다.
이 같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이 이상하게 비춰질 수 있으나 나에게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웃음) 또 내 주위의 친구들, 연구팀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마지막으로는 내 가족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데 새벽마다 기도하는 대상이 아마 700∼800명은 될 것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지압을 받기도 하며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절에서 400배를 합니다. 이는 전신 운동을 400번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운동량이 무척 많습니다.



-황 교수님은 고향이 충남 부여입니다. 이 때문인지 대전시가 ‘대전 과학사랑 홍보대사'로 교수님을 위촉하고 한국과학재단이 후원회를 결성하는 등 지역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충청지역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염홍철 대전시장 등 충청지역 3개 자치단체장들과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업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대전·충청지역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중흥을 위한 발화지점이 돼야 합니다. 충청인 으로서 타·시도와 차별성이 있는 사업을 진행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리=강제일·사진=이민희 기자



■ 황우석 교수는

1953년 12월 15일 충남부여 출생
1972 대전고등학교 졸업
1977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사
1982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사
1984-1985 일본 북해도대학 수의학부 객원연구원
2003. 3. ∼ 현재 한국동물생명공학협의회 회장
2002. 5. ∼ 현재 중국 동영시인민정부 과학기술고문
2002. 4.∼ 현재 보건복지부장관 자문위원
2002. 3.∼ 현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사
2001. 9.∼ 현재 국무총리실 기초기술연구회 이사
2001. 6.∼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2000. 12.∼ 현재 일본수의학회 학술위원


■ 주요 연구업적

1993 국내 최초 체외수정란유래 송아지 생산
1998 초음파 이용 소 난자 채취 기법 확립
1999 국내 최초 체세포 복제 젖소 생산
2001 세계최초로 소 앉은뱅이병 원인이
모기매개 아카바내병임을 규명
2003 국내 최초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
2003 세계 최초 인간 배아줄기 세포배양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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